[헨리 나웬] "모든 사람이 사제가 되었다" -과테말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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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모든 사람이 사제가 되었다" -과테말라에서
  • 헨리 나웬
  • 승인 2016.12.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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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길-7
사진=한상봉

참으로 모든 것은 다 기도이다. 그러나 오직 깊히 투신한 사명을 통해서만 모든 것이 우리에게 참으로 기도가 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산티아고의 교회에서 일요일 오후 성찬례를 봉헌하는 동안 최고로 뚜렷하게 보여졌다. 죤 베시 신부는 하얀 장백의를 입고 제단 뒤에 섰고 밝고 다양한 색깔의 영대는 마을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죤 앞에는 2천명이 넘는 여성들, 남성들, 아이들 등 추뚜힐 사람들이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고 함께 모여 기도하고 있다.

죤이 성찬례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은 큰 소리로 자신들의 기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그들의 두려움과 희망을 표현하고, 선호하는 것을 청하며, 감사를 드리고 찬미의 노래를 불렀다. 교회는 점점 더 커져가는 수천 명 사람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고 탄원과 찬양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기도의 교향곡을 들으면서 나는 모든 인간 존재들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 주변에 모여들어 하나의 거대한 성찬기도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

모든 사람들이 사제가 되었고 빵과 포도주와 함께 그들의 삶을 들어 올렸다. 사람들은 하나의 지체, 그리스도의 몸, 십자가위에서 죽고 영광 중에 다시 부활하는 그리스도의 몸이 되었다. 비참함과 기쁨, 절망과 희망, 두려움과 사랑, 죽음과 삶 - 모든 것이 이 기도의 물결 속에 하나가 되었고 마침내 예수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주의 기도 속에 합쳐졌다.

“나는 당신이 와서 나와 내 백성과 함께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하고 죤이 말했다. 이제 나는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았고 우리가 우리의 삶을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하나의 기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더 깨닫게 되었다.

­「두려움으로 가득찬 땅의 사랑」에서

* 이 글은 1998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 올비스에서 출판된 <Henri Nouwen>(Robert A. Jonas 구성)을 부분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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