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기도의 세 가지 규칙들 "성서를 붙들고 침묵 속에서 영적 지도자를 따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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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기도의 세 가지 규칙들 "성서를 붙들고 침묵 속에서 영적 지도자를 따르고"
  • 헨리 나웬
  • 승인 2017.01.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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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길-9
사진=한상봉

“나의 마음의 기도는 무엇인가?”라는 개인적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가장 개인적인 기도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지 알아야한다. 고유의 역사, 배경, 성격, 영감 그리고 행동할 자유를 가지고 있는 개인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과의 친밀함 속으로 들어가도록 초대되었는지 발견하기 위하여 어디를 바라보며 무엇을 하고 누구에게 가야 하는가? 우리 마음의 기도에 대한 질문은 실상 우리 자신의 가장 개인적인 소명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다.

몇 가지 안내지침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도가 참으로 “필요한 한 가지”(루가 10,42)라고 보여주는 사람들의 삶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세 가지 “규칙들”이 늘 발견된다. 즉,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몰두하여 읽는 것, 하느님의 소리에 침묵 속에서 귀 기울이는 것, 그리고 영적 지도자를 믿고 복종하는 것이다. 성서없이, 침묵의 시간 없이, 우리를 지도하는 사람없이 하느님께로 가는 길을 발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

성서를 붙들고 읽는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우리자신을 열기 위하여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다. 성서를 읽는 것은 보이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학문적 세계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 하나 하나와 모든 것을 다 분석과 토론의 대상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무엇보다 먼저 우리를 관상과 묵상으로 이끌어야 한다.

말씀들을 갈라놓기보다 우리의 가장 깊은 존재 안에서 말씀들을 한데 묶어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동의하는가 아닌가를 걱정하지 말고 어떤 말씀들이 우리에게 직접 하시는 말씀이며 우리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말씀이 어떤 말씀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말씀을 흥미 있는 대화나 글쓰기의 잠정적인 주제로 생각하는 대신, 그 말씀들이 우리 마음의 가장 숨겨진 구석으로 뚫고 들어오도록 기꺼이 허락해야 하며, 아무런 말도 아직 그 입구를 찾지 못한 우리 내면의 심연까지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사진출처=desiringgod.org

두 번째로,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고요한 시간을 가져야한다. 비록 우리가 우리의 모든 시간을 하느님을 위한 시간으로 내놓고 싶어도, 단 일분, 단 한시간, 오전, 오후, 한 주간, 한 달 등 하느님을 위한 얼만큼의 시간과 그리고 그분만을 위한 시간을 비워두지 않는다면 우리의 바램은 결코 채워지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훈련과 모험을 요구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처리해야 할 더 긴급한 일이 있고 “단순히 그곳에 앉아 있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자주 혼란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을 비우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무력하게 침묵하는 것이 모든 기도의 핵심이다...

성서를 묵상하며 읽고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고요한 시간을 가지는 것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를 침묵 속으로 이끈다. 침묵은 하느님의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해준다.

그러나 말씀과 침묵은 다 지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다른 이들을 속이지 않는지, 우리의 열정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씀들을 그냥 뽑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의 상상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성서의 말씀을 인용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침묵 속에서 소리를 듣고 비전을 보지만, 오직 소수의 사람들만이 하느님께로 가는 그들의 길을 발견할 뿐이다.

자신의 상황에 대해 누가 판관이 될 수 있는가? 감정과 영감이 그 사람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지 누가 결정할 수 있는가? 우리의 하느님은 우리의 마음과 머리보다 더 큰 존재이다. 너무나 쉽게 우리는 우리 마음의 욕망과 우리 정신의 사고들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규정짓는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하느님의 소리와 우리자신의 혼동 혹은 우리가 도저히 좌지우지할 수 없는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오는 다른 모든 소리들을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자, 안내인, 상담자를 필요로 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모든 것을 잊고 그냥 실망 속에 잠겨있고 싶을 때 우리를 격려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언제 말씀을 읽고 언제 침묵해야 하는지 제안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또한 어떤 말씀들을 성찰해야 하며, 침묵이 많은 두려움만 일으키고 평화를 주지 못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발돋음하기>에서

* 이 글은 1998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 올비스에서 출판된 <Henri Nouwen>(Robert A. Jonas 구성)을 부분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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