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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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다
  • 헨리 나웬
  • 승인 2016.11.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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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길-2]
사진=한상봉

거의 일생 내내 나는 “나 때문에 너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를 떠나라”는 예수의 말을 정말 문자 그대로 해석해 왔다. 가족을 떠나고 결혼을 하지 않으며, 수도원에 들어가거나 먼 나라로 선교를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직도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그런 떠남을 단행하는 사람들을 보고 격려되고 영감을 받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떠남”에는 더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

최근에 나는 우리의 정서적인 삶이 부모, 형제자매와 맺는 관계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매우 자주 이 영향은 너무 강해서 어른이 되어 오래 전에 부모를 떠났어도 우리는 정서적으로 그들에게 매어 있다. 근래에 와서야 비로소 나는 아버지가 그전에 내가 원했던 그런 애정을 주기를 바라면서 아직도 아버지를 변화시키려는 나 자신을 깨달았다...

헨리 나웬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들을 떠나라는 예수의 초대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보여준다. 즉 우리는 우리의 가장 깊은 소명을 따르는데 방해가 되는 이러한 정서적 굴레로부터 기꺼이 벗어날 수 있으며 또 그걸 원하는가?...

부모, 형제, 자매들을 예수 때문에 떠나는 것은 일생의 과제이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유년기 청년기의 긍정적 체험뿐만 아니라 부정적 체험에도 매달려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떠나 우리자신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조금씩 깨달아 갈 뿐이다. 좋은 집이었든 나쁜 집이었든, “집(가정)”을 떠나는 것은 우리 삶에 있어 가장 큰 영적 도전들 중의 하나이다.

-헨리 나웬의 <지금 여기>에서

* 이 글은 1998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 올비스에서 출판된 <Henri Nouwen>(Robert A. Jonas 구성)을 부분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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