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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 낯선 분] 예수 뒤따르기, 관습적 질서에서 벗어나기예수와 마을 공동체 - 4

마르 10,17-22 본문의 어떤 부자는 다른 작은 등장인물과는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 그는 다른 작은 등장인물들과는 달리 신체적으로는 그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한 그는 예수의 정체성과 선함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사실 예수는 마르 10,13-16에서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우리 본문의 부자는 어린이와 같은 겸손한 응답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어려서부터 실천한 계명 준수에 근거하여 판단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 부자는 예수의 치유를 받지 않는다. 그는 예수를 만나지만 그 어떤 도움을 받지 않는 첫 번째 경우의 작은 등장인물이다. 그리고 우리 본문에서는 예수에 대한 작은 등장인물의 믿음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영화 스틸사진

우리 본문의 어떤 부자는 제자들과 비교해볼 때 분명한 차이점 뿐 아니라 유사점을 가진다. 마르 1,18.20; 2,14에서 제자들은 예수의 부르심에 긍정적으로 응답한다. “예수를 뒤따르기”에서 제자들의 긍정적인 모습이 잘 드러난다. 이에 반해 어떤 부자는 예수의 부르심을 거절함으로써 부정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마르 9,14-27의 작은 등장인물에 관한 본문에 뒤이은 9,28-29에는 예수와 제자들 사이의 대화가 서술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작은 등장인물에 관한 우리 본문 바로 뒤이은 10,23-31에도 예수와 제자들 사이의 사적인 대화가 소개된다. 우리 본문의 어떤 부자는 이해 부족을 드러내는데, 뒤이은 본문에서 제자들도 예수의 가르침을 이해하는데 더딘 모습을 보인다.

제자들은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다는 예수의 말씀(10,23-26)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인간적인 성취에 기초하여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10,27)

한편 예수의 부르심을 거절한 어떤 부자는 10,28에서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라고 말하는 베드로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제자들의 “예수를 뒤따르기”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이라는 문맥에서 부정적인 모습을 분명히 드러낸다.

우리 본문에서 예수는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21)라고 말한다. 이 부자가 어려서부터 율법의 의무 규정들을 잘 지켜왔지만, 그에게 부족한 것, 그가 소홀히 한 것이 하나 있다. 예수는 그것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부자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슬픔에 잠겨 떠난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를 뒤따르기”를 거부하는 사람의 전형을 발견한다.

“예수를 뒤따르기”는 인간의 삶에 안락함과 안전을 제공하는 관습적 질서라는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중심 두기, 즉 다시 하느님에게 중심 두기에로의 초대이다. 예수는 하느님에게 삶의 중심을 둘 것인지, 아니면 재물에 삶의 중심을 두어 그 노예로 살 것인지 선택하도록 초대한다. 이것은 하느님과 그 나라를 중심에 두는 새로운 삶으로의 초대이다. 예수의 하느님 나라 운동에서 중심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관심이다. 곧 이 우선적 선택에서 예수 운동과 “예수를 뒤따르기”의 진정성이 드러난다.

역사적 예수의 실천에서 가장 큰 특징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관심이다. 그것은 사회 안에서 변두리로 내몰린 이들(marginalized)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다. 예수의 우선적 관심의 대상은 당시에 사회적, 경제적, 종교적인 이유로 배제되고 소외되었던 이들이었다. 여기에 예수의 하느님 나라의 비전이 뚜렷이 드러난다.

송창현(미카엘)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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