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 옆문으로 오르는 언덕은
산사 투성이 입니다.
산 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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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산
ㆍ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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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심기 시작했을까요?
응달진 흙은 살짝 얼었고 낮동안 이 언덕은 그리 춥지
않으니
떨어진 산사 붉은 열매가
마치
동백꽃 길인냥
아리고 열이 났습니다.
누군가가 길을 낸 가운데 반반한 길을 좌우로
그
열매,
산사가
여름부터 가으내 다짐한 한 목소리로,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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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할
일
다했다고
왕왕거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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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숲을 지나자
가로로 모과가 줄지어 심겨져 있는데
그 아래로 두 주먹만한 모과 엄청나게 떨어져 있습니다.
저런, 아직 누렇게 변치않은 노오란 모과를 어쩔까 싶은데
기온이 높아서 그럴까요, 이 놈의 모과들, 향기까지 끝내줍니다.
세상에 많기도 하지.
내려오는 길에 그 모과,
이 겨울에 남아서
끝끝내
자신의 일, 향기 남기는 일
목숨 바치는 모과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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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모과처럼
너도
산사처럼
얼지말고
목숨 다해
너의 일
마치라고.
조현옥 프란치스카
<현옥공소여행센터> 이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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