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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네는 가난했지만 복닥거렸다
사진=조현옥

은하네집은 동네 중앙에 있었다.
참 희한하게도 방은 두개인데 하나만 썼고
불때는 아궁이와 풍구가 있는 넓은 부엌이 있었다.
거기, 겨울이면 은하언니와 쪼르륵 여동생 둘 또는 셋이 옹기종기 모여
돌돌 만 실꾸러미 끼고 뭔가를 뜨고 있었는데
그중 은하엄마는 내복바지도 뜨고 스웨터도 뜨는 것이다.

아이들도 재주가 좋아 언제나 풀고 잇고 야단이었다.
어린 나는 어깨너머로 보았다가
집으로 돌아와 뭔가를 만들어내느라 무척 바빴던거다.
쓰다 남은 실이 전부였을텐데
머리끈도 됐다가 머리띠도 되었던 그 것들.




은하네는 가난했고 복닥거렸다.
어느 해 동네를 떠났고
잊혀졌다.
그들이 살았던 집은 헐리고 메워져
자그만 비닐하우스가 앉혀졌다.
집은
어디로
갔을까?
 

조현옥 프란치스카
<현옥공소여행센터> 이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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