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친밀하게, 고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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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친밀하게, 고독 속으로
  • 웨인 심직
  • 승인 2016.08.02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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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머튼과 함께 기도하며-8

<주제>

머튼은 고독이 수도자에게는 필수적이며 하느님과 친밀하게 되기를 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고독이 필요하다고 깨달았다. 고독은 하느님과 우리 자신에게 정직하고, 우리가 상처받는 존재임을 알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준다.

<시작 기도>

오 하느님,
당신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는
고독으로 저를 이끌어 주시고
제 마음 깊은 곳에서 당신의 친밀함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아멘.

머튼에 관하여

수도 생활 초기에, 토머스 머튼은 자신의 고독을 맛볼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나의 큰 기쁨은 정원에 있는 집의 다락방과 그 너머로 계곡을 내다보고 있는 그 집의 깨진 작은 유리창으로 탈출하는 것이다. 침묵 속에 그 곳에서 나는 초록색 잔디를 사랑한다. 사과나무들의 번민하는 몸짓들은 나의 기도의 일부가 된다... 이 고독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새 건물들과 멀리 떨어져, 혼자 서 있는 낡은 헛간으로 가는 길을 걸을 때에 기쁨은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넘치고 내 뼈의 골수 안에서조차 평화로움이 미소짓는다.” (<요나의 징표>에서)

나중에, 수도원에서 멀지 않은 언덕 숲 속에 있는 콘크리트 블록 암자로 이사했을 때 머튼은 더 철저한 고독에 대한 그의 욕구를 채울 수 있었다.

“나는 암자에서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모든 것이 조용했다. 추웠다. 침대에 누워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깨달았다... 누군가가 그 고독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해도, 그들이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해도, 비록 내가 전형적인 은둔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고독에 대한 나의 소명이라는 실제 앞에서는 그 모든 평가가 상관 없다. 아마도 나는 은둔자하고는 전혀 반대인지도 모른다.”
(<대화의 서원>에서)

그가 은둔 속에서 행복했다 해도 머튼은 어떠한 환각도 즐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독은 자신에 대한 모든 변명들을 벗겨 버렸다. 그의 고독은 심지어 그가 자신의 죽음과 대면하도록 허락했다. 어떤 순간, 그는 어둠 속에서 죽음이 그를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지난 수년 동안 얼마나 자주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했던가. 죽음이 나에게 현존했고, 나는 내가 죽어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했고” 알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밤, 단지 한순간에 소위 불길하거나 극적 사건이 없이 나, 이 몸, 이 자아가 그저 단순히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경험했다. 죽어 가는 존재의 실체 없음의 반짝임, 두려움이나 슬픔 없이, 어떤 것도 없이. 단지 거기에 없음. 그리고 나는 바로 이것이 고독에서는 얻는 열매들의 첫 번째 맛이라고 생각한다." (<대화의 서원>에서)

<멈춤>

고독에 대한 욕구, 하느님과의 친밀함 그 중심에 있고자 하는 당신의 갈구에 대해 깊이 숙고하라.

머튼의 말

“고독한 생활은 하느님의 사랑에 완전히 중심을 둘 때만 이해된다. 이것이 없다면 모든 것은 하찮게 된다. 그분 안에서 그분을 위한 하느님에 대한 우리들의 사랑은 우리의 전적인 승복 속에서 그분의 의지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고독에서 이것 이외의 모든 다른 것은 혐오스럽고 불합리하다.” (<대화의 서원>에서)

<성 찰>

이상주의적인 고독을 생각하는 것은 유혹이지만 머튼은 고독한 생활의 실제적인 기쁨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것이나 심지어 마음속에 스미는 평화의 느낌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마음의 중심에서 나오는 부르심,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부르심, 이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을 포함한다.

머튼은 고독이 자아에 대한 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고독은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우리 자신을 잊도록 하며 하느님의 일을 위하여 우리 자신의 감추어진 일을 희생하도록 초대한다. 고독 속에서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독립되어 존재할 수 있다는 착각이 흔들리고, 그때에 우리는 양육하는 하느님의 사랑에 의해 보존되는 겸손, 비움, 그리고 순수함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고독은 우리가 내적인 비움의 느낌에 머물라고 초대한다. 혼란이나 말을 통해 그런 느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가라앉아서 하느님의 뜻대로 그것이 변화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머튼에 의하면, 이 고독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 안에 홀로 계시기를 원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하느님과의 일치, 이것이 우리가 고독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대신, 고독은 오히려 그들과의 사랑과 연대를 키운다. 머튼이 언급한다:

“고독한 사람은 그가 고립된 개인이라는 사실에 매혹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실재로서 자신 안에 있는 고독을 깨닫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의 고독은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깊고 순수하며 부드러운 공감을 갖게 하는 기반이 된다.”(<토론되는 질문들>에서)

무엇보다도 고독은 하느님의 사랑에 완전히 중심을 두지 않는다면 거의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 고독은 한 사람의 실존의 모든 측면을 풍요롭게 한다.

숲속, 공원, 길가 혹은 당신이 좋아하는 어떤 환경에서 산책해 보라. 그리고 단순히 하느님의 선물에 잠겨있어 보라. 밖을 나갈 수 없다면, 잠시 동안 창가에서 내다보며 당신과 함께 계신 하느님께 머물라.

★ 당신과 뜻있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목록을 적으라. 끝마쳤을 때 각 이름을 천천히 반복하라. 연민을 갖고 그 사람에게 당신의 마음을 가져가라. 그런 다음 이 물음을 숙고하라: 내가 홀로 기도하고 성찰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이 관계들이 더 풍요롭게 될 수 있겠는가?

 고독에 대한 당신의 갈망을 방해하는 혼란, 습관, 착각 또는 문화적 메시지들의 목록을 만들라. 목록을 읽고 당신을 고독으로 초대하는 것을 무시하게 만들지 모르는 방법들에 대해 숙고하라. 생활 안에서 고독을 위한 장소, 또한 시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행동계획을 만들라.

 다음의 상상적인 방식은 당신에게 고독이 주는 위안에 관해 몇 가지 기억을 상기시켜 줄 것이다.

당신이 어린 아이라고 상상해 보라... 당신은 환영과 따뜻함을 느끼며 어두운 방으로 들어간다... 당신은 당신의 비밀스러운 경험을 보호하기 위해 당신 뒤의 문을 닫는다. ... 잠시 동안 그 방안에 서 있으면, 당신은 사랑스럽고 어두운 따뜻함이 방의 중심에서 반사되는 것을 알게 된다. 당신은 침묵과 어둠 속에서 믿으며 그 따뜻함에 가까이 다가가 웅크리고 그 옆에 앉는다... 이제 당신 존재의 깊은 곳에서 하느님의 사랑인 그 비밀스러운 따뜻함 옆에서 침묵과 평화 속에 머무는 시간을 가져라.

 고독의 열매 중 하나는 감사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호칭기도를 하라. 그리고 당신의 삶에 그 사람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매 이름 후에 사의를 표현하라. 똑같은 방식으로 당신의 삶에 주어진 모든 다른 선물들에 대해서도 감사 기도를 하라.

하느님의 말씀

“기도할 때에도 위선자들처럼 하지 마라. 그들은 남에게 보이려고 회당이나 한 길 거리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다 들어 주실 것이다.” (마태오 6,5-6)

그 무렵에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들어 가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날이 밝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그 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루가 6,12-13)

<마침 기도>

하느님,
홀로 있는 시간에 저에게 부드러움과 연민을 가르쳐주시고
제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순수한 사랑을 어떻게 키워 나가는지 알게 해 주소서.
당신 현존의 신비와
당신 사랑의 힘 안에서 제가 고독의 문을 열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이 책은 1994년 미국 미네소타주의 세인트 매리 출판사에서 발간된 웨인 심직의 <Praying with Thomas Merton>을 <참사람되어>(2001.1)에서 편역한 것이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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