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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복의 사다리, 골롬바 성인의 켈트 그리스도교진복의 사다리-1

[5월입니다. 가톨릭일꾼 창립 1주년을 넘어서면서, 짐 포레스트(Jim Forest)가 쓴 <진복의 사다리>(The Ladder of the Beatitudes)를 연재합니다. 이 책은 1999년 미국의 메리놀의 오르비스(Orbis)출판사에서 출간했으며, <참사람되어> 2002년 10월호에 번역한 글입니다.   

이 책은 예수님의 산상수훈에서 진복팔단(마태 5,3-12)을 뽑아 한 단 한 단씩 복음구절과 사람들의 체험, 성찰을 연결시켜 쓴 책입니다. 저자가 러시아 정교회 신자이므로 정교회 성인들과 신자들의 삶이 자주 소개되고 있습니다. 교파는 달라도 여전히 하느님과 이웃과의 일치, 친교를 목표로 삼는 삶은 마찬가지겠지요.-편집자]


영이 가난한 이들은 복되도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슬퍼하는 이들은 복되도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온유한 이들은 복되도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옳은 것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되도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비로운 이들은 복되도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순수한 이들은 복되도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이들은 복되도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울 것이기 때문이다.

옳은 것을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은 복되도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되면 너희는 복되도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으며,
너희 보다 앞서 있었던 예언자들도 박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마태 5,3-12)

이 책은 약 20년전 내가 이오나 섬에 머물렀을 때 시작되었다.

영국의 지도를 보면, 이오나 섬은 헤브리디즈(스코틀랜드 서쪽에 있는 열도)의 남서쪽 끄트머리를 약간 벗어난 곳에 있는 점과 같은 섬이다. 일찍 걷기 시작하면 하루 동안에 이오나 섬 주변을 다 걸을 수 있다. 이 섬은 성 골롬반 수도회의 근거지가 되었으며, 거의 1400년 동안 순례자들의 성지가 되어왔다.

나는 골롬바가 이 책을 축복해 주리라고 감히 희망해본다.

아일랜드의 위대한 성인들 중의 하나인 골롬바는 원래 왕자였으나 전쟁에 참가했던 것을 속죄하기 위하여 수도승이 되어 563년 고향을 떠났다. 그와 12명의 동료들은 이오나에 정착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섬은 남쪽 수평선 너머로 아일랜드의 마지막 흔적이 사라진 후 첫 번째로 도착했던 섬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패트릭 성인이 두 세대 전에 아일랜드에 그리스도교를 시작했던 것처럼 골롬바는 스코틀랜드에 그리스도교를 시작하였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가르쳤고 치유했으며 기적을 행하고 원주민들, 전쟁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앙을 전파하였다. 이렇게 하여 켈트 그리스도교가 뿌리를 내렸다. 선교사들이 이오나 섬에서 파견되어 나갔고, 이들은 사람들을 가르치고 세례를 주었으며, 수도회를 창설하고 학교를 세웠으며, 거룩함으로 명성이 높였다. 6세기에는 로마에서도 이오나까지 순례자들이 오기도 하였다. 맥베스와 다른 왕들이 이 섬에 묻혀있는데, 이오나 섬이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기에 아주 좋은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St. Columbanus by Susanne Iles

골롬바는 강력한 모습을 지닌 남자였다. 그의 목소리는 1마일 바깥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전기작가들은 그의 이런 방송능력을 경탄해 마지않는다.

로크 네스의 용(dragon)과 골롬바의 만남에 관한 초기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작은 배를 타고 가던 골롬바 앞에 물 속으로부터 불쑥 나타난 이 용은 그가 십자가를 긋자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수도승들은 해를 입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믿어야 하는가? 이 이야기가 이 책을 읽기 위한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골롬바와 그의 동료선교사들은 다른 사람들과 그리스도인의 생명을 나누기 위해 자주 위험을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그들에게 스코틀랜드의 부족들은 용과 싸우는 것만큼 위험을 감수하게 만들었다. 

골롬바의 속죄는 전쟁 때문에 시작된 것이었고, 이후 그는 폭력에 대하여 절대로 가벼운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한번은 멍하니 있다가 어떤 물건을 축성했는데 알고 보니 전쟁 칼이었다. 즉시 그는 더 엄격한 두 번째 강복을 칼에게 하면서, 치즈와 빵을 자르는 데에만 쓰여지도록 명령했고 그런 목적에만 쓰여진다면 절대로 날이 무디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점차 많은 비슷한 공동체들이 골롬바의 수도규칙들을 받아들였다. 수도승들은 최소한의 것만 소유하고 문이 하나밖에 없는 장소에서 살며, 하느님과 복음에 대해서만 대화를 나누고 나태한 말들을 거부하고 소문과 악한 이야기를 퍼뜨리지 않으며 영적인 삶을 다스리는 모든 규칙들을 따르는 의무를 따라 살았다. 수도승들은 늘상 죽음과 고통을 준비하고 마음으로부터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며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않고 피곤할 때까지 자지 않으며, 다른 모든 의무들보다 자선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눈물이 흐를 때까지 기도해야 했다.

그런 삶은 진복팔단과 매우 닮은 삶이요 규칙이었다.

20년전에 골롬바에 관한 이 모든 자세한 이야기들을 내가 알았던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때 나는 스코틀랜드를 넘어 영국을 가로질러 성령강림대축일 전야에 캔터베리 대성당에 도착하게 되는 순례자들의 작은 피정을 지도하기 위하여 이오나 섬에 오게 되었다.

나는 그때 왜 내가 진복팔단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는지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그때 처음으로 나는 진복팔단이 사다리 같은 구조를 갖고 있으며, 영(靈)의 가난에서 출발해서, 십자가가 있는 꼭대기에 닿아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그때 이후로 진복팔단은 늘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진복팔단에 대해 이해했던 모든 것이 이 책에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성찰의 과정은 아직 끝낼 수 없다. 지금부터 10년 20년 후, 여전히 말을 할 수 있고 무덤 속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나는 아마도 진복팔단에 관해 더 나은 책을 쓰게 될 것이다(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모든 생각들, 이야기들, 영감들이나 고칠 것들을 알려주기 바란다. 그리고 그런 편지를 메리놀의 오르비스 출판사로 보내주기 바란다).

짐 포레스트

[출처] 짐 포레스트(Jim Forest)가 쓴 <진복의 사다리>(The Ladder of the Beatitudes, Orbis, 1999)(<참사람되어> 2002년 10월호 번역)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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