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진정한 제자들은 자신의 십자가를 메고 그를 따라야 한다...여기에 구원의 모든 신비가 숨겨져 있다."
성 패트릭 시대에 아일랜드의 교회는 굳건해졌다. 아일랜드 교회의 두드러진 특징 중에 하나가 수도원 정신에 대한 열정이다. 수도원의 숫자와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아일랜드를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게 된다. 중세 시대 많은 수도자와 성인들이 아일랜드 출신이었다. 선교 활동은 영국과 유럽 대륙까지 뻗어나갔으며 아일랜드 수도자들은 유럽 초기 문명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수도원을 세워 교육과 문화를 전파했다.
아일랜드 선교사들 중 가장 위대한 인물이 성 골롬바노(St. Columbanus, 530?-615)이다. 그는 530년 경 렌스터에서 태어나 일찍이 세상의 유혹을 피해 뱅거의 외딴 수도원으로 들어갔고 몇 년 후 성 패트릭의 선교 여행에 영향을 받아 다른 나라에서 복음을 전파하기를 원했다. 12명의 동료 수사들과 갈리아(현재 프랑스)로 떠나 부르고뉴에 수도원을 설립했다. 선교 활동은 성공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라 새로운 수도원 여러 곳을 만들어야 했다.
명성이 높아질수록 그에 대한 비판도 심해졌다. 지역 주교는 그가 켈트 전례를 따른다며 비난했고 프랑스 왕실과의 충돌로 다른 아일랜드 수도자들과 부르고뉴 지방에서 추방당하기도 했다. 이후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계속하며 가는 곳마다 새로운 수도원을 설립했다. 알프스를 넘어 밀라노에 정착해 새로운 수도원을 세웠으며 아리우스계가 이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논쟁도 벌였다. 그는 615년에 세상을 떠났다.
골롬바노는 유럽 전 지역에 수도원 운동을 알렸으며 또한 영향력 있는 수도규칙서를 썼다. 수업(discipling)을 강조하는 골롬바노의 규칙서는 베네딕토 성인의 수도규칙이 등장하면서 그 영향력을 점점 잃었다. 결국 유럽 수도회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베네딕토 수도규칙을 따르게 되었다.
원문 출처: <모든 성인-우리시대를 위한 성인, 예언자, 증인들>(All Saints), Robert Ellsberg, crossroad, 1997, p507-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