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 낯선 분] 샬롬의 경제학, 낮은데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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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 낯선 분] 샬롬의 경제학, 낮은데로 흐른다
  • 송창현 신부
  • 승인 2017.02.13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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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경제 - 3
사진출처=pixabay.com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한 샬롬의 경제학은 율법에 토대를 두며 예언자들의 메시지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이룬다. 예수의 가르침과 실천은 샬롬의 경제학을 실행하기 위한 율법과 예언자들의 초대를 계속하며, 경제적이며 정치-사회적인 구조의 변혁에로 초대한다. 이러한 성경의 샬롬의 경제학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가진다.

첫째, 샬롬의 경제학에 따르면, 토지나 다른 자본과 같은 생존을 위한 자원은 하느님의 것이다. 인간은 단지 청지기로서 그것들을 사용할 뿐이다. 따라서 이 자원들은 공동체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내 곁에 머무르는 이방인이고 거류민일 따름이다.”(레위 25,23)

둘째, 샬롬의 경제학은 자원들에 대한 접근에 있어 개방적이다. 자원들을 현재 사용하는 이는 청지기이기 때문에 그 자원들은 공동체 안에서 다른 이들에 의해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다시 말해 자원들은 사용자의 배타적인 사용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자원의 생산물은 소유자 자신의 소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너희가 가난한 동족을 괄시하고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그가 너희를 걸어 주님께 호소하면 너희에게 죄가 될 것이다. 너희는 그에게 반드시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게 줄 때에 아까워하는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이 일 때문에,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가 하는 모든 일과 너희가 손대는 모든 것에 복을 내리실 것이다.”(신명 15,9-10)

셋째, 샬롬의 경제학에서 소비는 필요에 바탕을 둔다. 그래서 필요한 것과 잉여는 균형을 이룬다. “너희는 세 해마다 끝에, 그해에 난 소출의 십분의 일을 모두 가져다가 너희 성안에 저장해 두어라. 그러면 너희 성안에서, 너희와 함께 받을 몫도 상속 재산도 없는 레위인과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가 와서 배불리 먹게 될 것이다. 그러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가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실 것이다.”(신명 14,28-29)

넷째, 샬롬의 경제학에서 분배의 구조는 필요에 바탕을 둔다. 그래서 분배는 가진 이에게서 필요한 이에게로, 즉 가진 이에게서 가지지 못한 이에게로의 흐름이다. “그 땅에서 가난한 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 땅에 있는 궁핍하고 가난한 동족에게 너희 손을 활짝 펴 주라고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이다.”(신명 15,11)

다섯째, 샬롬의 경제학이 가지는 기본 견해는 충분함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의존을 의미한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그가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주니 그의 의로움이 영원히 존속하리라.‘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을 마련해 주시는 분께서 여러분에게도 씨앗을 마련해 주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여러 곱절로 늘려 주시고, 또 여러분이 실천하는 의로움의 열매도 늘려 주실 것입니다.”(2코린 9,9-10)

여섯째, 샬롬의 경제학이 중요시하는 기본 가치에 따르면 풍요란 생존을 위한 노동에 대한 여가에 의해 측정된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많이 거둔 이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이도 모자라지 않았다.’”(2코린 8,15)

일곱째, 샬롬의 경제학에 따르면 잉여의 처분은 필요한 이들을 위한 것이다. 잉여의 재화와 자원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루카 14,13-14)

여덟째, 샬롬의 경제학의 목표는 제한되어 있는데, 그것은 모든 이의 자급자족이다. “너희는 일곱 해마다 빚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 탕감에 관한 규정은 이러하다. 이웃에게 빚을 준 모든 사람은 자기가 꾸어 준 것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신명 15,1-2)

아홉째, 샬롬의 경제학의 결과는 자원들에 대한 청지기 역할을 강조하고, 억압받는 이나 궁핍한 이가 없는 평등과 정의를 주장한다. 그리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힘을 요구한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팔아서 받은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고, 저마다 필요한 만큼 나누어 받곤 하였다.”(사도 4,32-35)

이와 같이 성경이 제시하는 샬롬의 경제학은 생명을 위한 살림의 경제학이다. 따라서 예수의 가르침과 실천은 이 샬롬의 경제학을 실현하기 위한 논리적 결과이다. 모든 민족들에 대한 대안적 사회로서 이스라엘이 가졌던 샬롬의 경제학의 과제들은 예수가 제시하는 사회-경제적 대안 안에서 구체화된다.


송창현 미카엘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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