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수원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시국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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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8일 수원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시국선언문
  • 가톨릭일꾼
  • 승인 2016.11.0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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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시국선언문
“불행하여라, 거짓의 끈으로 죄를 끌어당기고
수레의 줄을 당기듯 죄악을 끌어당기는 자들!”(이사 5,18)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국정원 대선 개입, 부정선거, 세월호 참살, 故백남기 임마누엘 어르신 살해, 고용주들만의 세상을 위해 국민의 안전은 뒤로하고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만드는 노동개악과 각종 민영화 정책,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와 대학생들이 몸 바쳐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까지 이른 소녀상 문제, 학문의 자율성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자신들의 권력만을 위해 국가적 안위와 이득은 저버린 채 강행하고 있는 성주와 강정의 미군 군사시설들, 이적행위나 다름없는 심각한 방산비리, 4대강 사업과 그 비리들, 미래세대와 국민의 안위를 담보로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 이용하고 있는 원전, 밀양, 그리고 오늘에 이르러 드러나고 있는 이른바 최순실 사태(부정입학과 특혜, 수백억 차출, 국정농단)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이 온갖 불의와 부정들을 언제까지 참아주어야 하는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짓밟고 그 위에 세워 올린 그 성(城)의 오만방자한 작태를 오늘 우리는 여실히 목격하고 있다.

이에 사제가 되기를 희망하며 기도하고 수련하고 있는 우리 천주교 신학생들은 불의와 어둠이 만연한 세태 앞에 단순히 분노하는 것을 넘어, 이 시대의 청년들로서, 이 사회의 같은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책무를 지닌 그리스도인”들로서 책임감을 통감하면서 참담한 심정으로 오늘 겸허히 일어선다. 우리가 믿는 신앙은 양심을 지닌 모든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불의에 맞서야 한다.”고 아주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교회의 이러한 가르침과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양심의 촉구에 따라 이 거대한 불의에 저항하며 다음과 같이 엄중히 촉구한다.

모든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관련 책임자들의 처벌이 끝까지 공정히 이뤄지게 하라!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한 자본과 권력의 모든 부정비리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미르-K스포츠-더블루K-비덱과 연관한 자금이 어떻게 운용 되었는지 밝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게 만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정원 대선 개입과 연관한 모든 진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세월호와 관련한 모든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사죄와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 故백남기 임마누엘 어르신의 피살과 연관된 모든 이의 엄중한 처벌과 사죄가 이뤄져야 한다.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를 폐기하고 관련자들의 모든 친일행적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국민의 안위를 저해하는 노동개악, 민영화 정책, 외국자본에 의탁하게 만드는 자원외교, 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해야 한다. 민족간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저해하는 모든 국방사업을 중단하고 특히 방산비리를 철저히 밝혀 처단해야 한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하는 다른 모든 부정들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히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 끝까지 처벌하여야 한다.

오늘 우리의 이 외침은 결코 일시적인 분노에 기초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의 이 선언과 요구 역시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이 시국과 연관된 우리의 사명, 곧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정의와 평화의 세계를 건설하라는 그 명령 때문에, 그리고 불의한 이들이 짓밟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 때문에, 그리고 바로 그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으로 고통 받고 계시는 그리스도 때문에, 이렇게 일어나 외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의 이 선언은 단순히 지금 이 현안에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포함하면서 동시에 모든 시대의 모든 불의에 대한 분명한 저항의 선언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을 따르는 그 겸허한 마음으로 세상이 불의할수록 더욱 바르게 살아가며 세상이 어둠이 짙을수록 더욱 단호한 저항의 외침으로 빛을 밝히며 “끝까지”, 아니 “끝도 없이” 일어나 싸울 것이다. 불의 앞에서라면 언제든 모든 순간에 모든 불의에 저항하여 맞설 것이다.
그러므로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우리는 이 시국과 연관한 모든 책임자들의 엄중한 처벌의 순간까지, 사필귀정의 그날까지 계속해서 저항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사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필요한 모든 때마다 기꺼이 외치고 행동할 것이다. 결코 ‘가만히 있지’ 않겠다. 우리 시대의 모든 불의와 부정, 폭력과 억압에 맞서 정의와 평화가 꽃피는 그날까지 우리는 끝없이 일어나 맞설 것이다.

“부의 재분배, 가난한 이들의 사회 통합, 인권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배부른 소수를 위한 잠시뿐인 평화나 허울뿐인 서면 합의를 이룬다는 구실로 짓누를 수 없습니다. 인간 존엄성과 공동선은 자신의 특권을 좀체 포기하지 않으려는 이들의 안위보다 훨씬 드높은 것입니다. 이 가치들이 위협받을 때 예언자적 목소리를 드높여야 합니다.”
(복음의 기쁨, 218항)

2016년 10월 28일, 순교로 신앙을 증거한 사도들의 축일에
수원가톨릭대학교 제33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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