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근 집행위원장 "이젠 가족들이 직접 세월호 진상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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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근 집행위원장 "이젠 가족들이 직접 세월호 진상조사"
  • 유경근
  • 승인 2016.10.1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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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광화문 시국미사 발언: 유경근 4.16 가족 협의회 집행위원장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 협의회에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24번 예은이 아빠 유경근입니다. 어두워서 그런지 저 끝에까지 잘 안보이네요 그만큼 많이 오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

오늘 불의한 정권이 회개와 민중을 위로하는 시국미사를 드린다는 소식을 들었고 또 이 자리까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매주 월요일마다 함께 미사를 드려주셨지만 오늘 또 미사를 맞이하면서 드는 생각이 조금 남다른 것 같습니다. 저도 개신교인이긴 하지만 같은 신앙인에 한 사람으로써 정말 진심으로 이 정권이 또 이 사회가 하루빨리 당장 회개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진심으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비록 이 정권 하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 이지만 이 정권이 앞장서서 그 진실을 드러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 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기도하고 바랍니다. 그런데 회개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저 사람들이 회개할까. 정말 원하는데 정말 그럴까. 그러면서 구약시대의 하느님을 떠올려 봅니다.

지금도 같은 하느님이시지만 언제나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회개를 요구 하셨던 것 같습니다. 회개하라, 회개하라 끊임없이 회개를 요구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성서에 보면 대부분에 경우 그 회개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요구를 사람들이 잘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회개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 결과 하느님께서는 회개하지 않는 백성들에게 물로 불로 심판을 하셨다는 그 말씀을 읽은 것이 기억이 납니다.

진심으로 회개하기를 원하지만 그러나 정말 회개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회개를 끈임 없이 요구하셨지만 결국 회개하지 않은 백성에게 아프지만 심판을 내리셨다는데 그럼 과연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런 고민을 늘 안고 살아갑니다. 신앙인으로써 말이죠.

지금 사실 저희는 굉장히 고민이 많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9월30일자로 정부로 부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유명무실화 되었고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조위 위원들과 조사관들은 여전히 남아서 하겠다고 아등바등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저희 가족들과 시민들은 이제는 우리가 직접 진상 조사을 하자는 의견을 모아 가고 있고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서 지금 벌써 수 일째 열띤 토론과 또 지혜를 모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제 곧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함께 할 수 있는 일, 특별법으로도 하지 못했던 이 진실을 밝혀내는 일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이 일을 과연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국민들이 어떻게 함께 이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소상히 말씀드릴 기회가 곧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 지난 2년 반 동안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저희들을 위로해주시고 힘을 주셨던 여러분들께서 그 진실을 직접 밝혀내기 위한 길에도 여러 가지 모양으로 함께 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한 마음으로 하나의 목소리로 회개를 요구하고 진실을 밝히고 억울하게 희생되어간 그런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드려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들도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이 시대에 저희들과 또 달리 피해를 입고 희생을 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도 함께 연대하고요 함께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인양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시라고 하시는데요.

얼마 전 선미 위에 집어넣어야할 리프팅 빔 8개중에 제일 끝부분에 들어가야 할 리프팅 빔을 어렵게 집어넣은 것은 이미 공개가 되었고 다 알고 계시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앞에 7개가 더 들어가야 하는데요. 원래 예정대로라면 이번 주 초에 오늘 내일 사이에 사실 하나 더 들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게 불가능해진 상황이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해수부로부터 명확하게 설명을 듣지 못한 상황입니다. 해수부 차관이 하는 이야기는 10월 말까지 인양을 할 수 있도록 최선에 노력을 다 하겠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진행되는 공정상 과연 가능할지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더불어서 별도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나머지 선미 쪽으로 들어가야 리프팅 빔을 집어넣는 방법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새로운 방법을 연구해 봐야 되겠다는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서 파악을 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데 아무 누구도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들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히 10월 말 아니 당장 내일이라도 인양할 수 있기를 당연히 바라지만 그러나 현실적인 공정진행 상황 상 과연 올해 안에 인양이 정말 가능 한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 해수부가 갖고 있는 정부가 갖고 있는 계획은 무엇이냐를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있는데 답을 지금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저희를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현재 팽목항 일대가 개발에 들어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무슨 개발이냐면 세월호 참사 추모와 관련된 시설들, 이런 것들은 전라남도 차원에서 진행을 하고 이미 계획까지 확정이 되었는데, 이 상황에서 팽목항 가족들이 모여 있는 팽목항 대기실을 빼달라고 하는, 그래야 공사가 들어간다고 하는 요구를 이미 수 주 전에 저희들이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씀 드릴 것은 물론 그런 추모사업도 중요하고, 도 차원에서 또는 국가 차원에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나 아직까지도 그곳에서는 돌아오지 못한 가족들을 기다리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계시는 곳이고, 저희 유가족들이 인양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 국민들과 함께 지켜오는 곳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계획보다 멀어진다고 하더라도 인양이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수습자가족들이 기다리는 것을 빼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과한 처사가 아닌가? 또 다시 저희 피해자들에게 선택하기 어려운 결정들이 반복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들이 진도나 또는 전라남도 도민들 군민들에 삶이 라든가 생활 이런 것들을 완전히 등한시 하고 무시하고 지나갈 수 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말 힘든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선체를 인양한 이후에 여전히 정부는 선체를 절단해서 미수습자를 수습을 하고 선체조사를 진행 하겠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 시간상 자세히 말씀 못 드리겠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 계획대로 인양 후 선체를 절단할 경우 미수습자 수습도 할 수 없고요, 선체 조사는 더더군다나 할 수 없는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통해서 입장발표를 통해서 충분히 말씀드렸고, 그 의견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정부에 다 전달을 했지만 정부는 그런 의견을 수렴해서 계획을 다시 세워보겠다고 얘기 했지만 여전히 그런 시정조치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수습자 수습을 하루라도 빨리 해야 되는 상황과 선체조사를 정확하게 해야 되는 이 두 가지 상황이 서로 맞물려서 피해자들을 너무나 어렵게 만들고 있는 상황들이라는 것을 말씀을 드리고요. 정부가 인양을 하겠다고 했으니 ‘하겠지’ 라고 생각하시면 안 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정말 어떻게 인양을 할 건지 어떻게 제대로 인양을 할 건지를 계속 묻고 촉구하고 답을 요구 하는 그러한 과정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 협의회 집행위원장

<출처/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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