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에 맞서 200일 넘게 투쟁중인 갑을오토텍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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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괴에 맞서 200일 넘게 투쟁중인 갑을오토텍 노동자들
  • 안재범
  • 승인 2016.09.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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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광화문 시국기도회 발언: 안재범 갑을오토텍 노동자

노조파괴에 맞서 200일 넘게 투쟁중인 갑을오토텍 노동자들
“더 이상 노조파괴 말라! 공장을 정상화하라!”

안재범 갑을오토텍 노동자

세월호 가족 분들,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이 자리에서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저는 충남 아산에 있는 자동차 에어컨을 만드는 갑을오토텍이라는 공장 노동자입니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세상이 온통 비상식이 상식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 상식을 되찾으려고 투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 이게 바로 오늘날 세상인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하라”는 아주 상식적이고 아주 당연한 것인데, 이런 진상규명을 위해 수 백 일을 투쟁하고 밥을 굶어가면서 요구해야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책임지지 않는 이런 세상이 이런 정권이 바로 지금의 정권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비상식이 저희 갑을오토텍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밤에 잠 좀 자자’ 이런 요구를 했습니다.팔다리가 쑤시고 불면증으로 잠이 안 오고, 이래서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그러면서 회사와 노사합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주간연속 2교대였습니다. 이 합의를 하고 나면 그나마 좀 좋아지겠지, 가족들과 같이 있을 시간들이 좀 많아지겠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합의가 되자마자 일주일이 되니 회사에서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바로 신종 노조파괴였습니다. 신입사원들을 대거 뽑더니 현장으로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을 알고 보니 밖에서 전직 비리경찰들, 그리고 특수부대 출신들 이런 사람들이 모여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계획하고 현장에 신입사원으로 위장시켜 공장안으로 들여보낸 후 극심한 폭력사태를 유발시켰습니다. 그러는 도중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 머리가 터지고 안구가 함몰되도록 죽도록 맞았습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해서 공장 문을 걸어 잠궜습니다. 현행범으로 체포해 달라, 더 이상 있으면 이대로 가면 죽을 것 같다, 이러면서 공장 문을 걸어 잠그고 현행범으로 체포해 달라고 일주일간 싸웠습니다.

얼마 이후에 진실들이 밝혀졌습니다. 모든 회사에서 진행했던 일들이 불법인 것이 밝혀지고 합의를 하게 되었습니다.용병으로 채용된 자들은 모두 퇴사 조치를 하였고, 그 책임을 물어 범법자인 전 대표이사는 구속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락이 지어진줄 알았습니다. 이제 열심히 노동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착각이었습니다.

지금 또 다른 신종 노조파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특수부대 출신들을 현장으로 들여보내서 노동자들을 두들겨 패고 노동조합을 없애는 것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관리직들을 신규 채용해서, 주간연속 2교대 합의를 해놓고24시 이후에 생산 활동을 지속시키고 또 다른 업체에서 저희가 생산하던 제품을 만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명백한 불법입니다.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이 있습니다. 노동조합법 43조에는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인력과 대체 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불법적으로 또 다른 노조파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우리 조합원들은 200일이 넘게 공장에서 먹고 자고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 요구는 굉장히 상식적인 수준의 요구입니다. 더 이상 노조파괴 하지 말라, 공장을 정상화 하라, 딱 이겁니다. 노조파괴 이전으로 돌려놓고 행복하게 가족들과 살 수 있도록 이렇게 해 달라,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교섭에 나와 달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지속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권력을 투입해서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내몰아야 이후에 회사가 살 수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말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조합원 동지들 두 달 간 회사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마치 한 몸인 것처럼 한마음으로 함께 행동하며 두 달을 넘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말 하고 싶습니다. 이 비상식적인 세상,투쟁을 해야만 상식적으로 바꿀 수 있는 세상,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투쟁해서 함께 승리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재범 갑을오토텍 노동자

<출처/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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