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일을 걷고 또 걷습니다
- 닐숨 박춘식
낡은 육(肉)이 흙바닥에 떨어져
영(靈)을 쳐다봅니다
그 즉시, 육이
영을 얼마나 괴롭히면서
자기 욕심대로 살아왔는지 깨닫고
너무 부끄러워 숨을 구멍을 찾습니다
‘먼지는 전에 있던 흙으로 되돌아가고
목숨은 그것을 주신
하느님께로 되돌아간다.’(코헬 12, 7)는
성경 구절을
품에 안으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사제가 죄인의 이마에 얹어주는
잿가루가
온갖 더러움을 씻어주는
특효 처방임을 깨닫습니다
그 즉시
구세주를 따라 광야로 갑니다
사십일을 걷고 또 걷습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2월 1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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