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낭당(성황당)에 대한 기억
-닐숨 박춘식
70여 년 전,
고1 여름 방학 때 이웃 마을로 가던 날
그 길목 서낭당 나무 앞에서
두 손을 애걸하듯이 빌며
기도를 올리던 아주머니를 보았습니다
미신은 곧장 피해야 하는 큰 죄이므로
조금 멀리 다른 길로 갔지만
그 간절한 기도 모습은 지금도 아련합니다
학생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여
그 아주머니의 호수천신*(護守天神)께
도와달라고 빌면서 점차 잊었습니다
옛 기억으로 남아있던 서낭당이
이제는 70년이라는 세월로
보일 듯 말 듯 합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1월 29일 월요일)
* ‘수호천사’의 이전 말이며,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을 선으로 이끌면서 악마로부터 보호해주는 천사를 의미합니다.
저작권자 © 가톨릭일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