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존재론적으로 일치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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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존재론적으로 일치한다는 것
  • 토머스 머튼
  • 승인 2024.01.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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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머튼의 삶과 거룩함
사진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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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적 거룩함은 단순히 도덕적인 완전함은 아니다. 그것은 모든 덕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덕들을 모두 합친 것 그 이상이다. 거룩함은 선행이나 도덕적인 영웅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선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존재론적으로 일치해야 한다.

물론, 거룩한 삶에 대한 신약 성서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사도 바오로의 이 말을 이해해야 한다. 사도들의 서한을 통한 정신적인 가르침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에 대해 교리 차원에서 끊임없이 명확하게 해석해 주고 있다. 사도 요한 역시, 우리 삶의 영적인 열매들은 그리스도와 일치함으로써 또한 그분의 신비한 몸에 포함됨으로써 결실을 볼 수 있으며 그것은 마치 포도나무의 가지가 그 몸에 붙어 있고 포함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았다(요한 15,1-11). 그렇다고 이것이 덕행과 선행을 무의미한 것으로 본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새로운 존재에 비한다면 부차적인 것일 뿐이다.

스콜라 철학의 금언에 따르면 행동은 그것을 행하는 존재를 그대로 반영한다.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엉겅퀴 속에서 무화과를 수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내적으로 새로운 인간이 되어야 하며 하느님께서 보내신 성령에 따라 살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성령은 새로운 생명이자 그리스도이시다. 존재론적으로 성화되기 위해 우리는 절대적으로 성령과 일치해야만 한다. 성령의 뜻에 순종하기 위한 노력만이 우리를 도덕적인 선(善)으로 이끌 수 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저런 규칙, 윤리적인 실천사항이 아니라 우리가 새로 태어나는 것,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다(갈라디아서 6,15 참조). 우리는 “사랑을 통해 드러나는 신앙”으로(갈라디아서 5,6) 그리스도와 일치할 때 비로소 모든 덕행과 사랑의 원천이 되는 성령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원문출처] <Life and Holiness>, 토머스 머튼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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