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종교, 세계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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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교, 세계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디자인
  • 한상봉 편집장
  • 승인 2024.01.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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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A. 존슨의 [신은 낙원에 머물지 않는다] 강독-24
사진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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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앙인들의 삶과 연대활동, 신학적 대화와 종교체험을 서로 나누면서, 이 믿음의 창이 하느님을 엿보게 만들어 준다고 믿는다. 이 과정에서 우정이 생기고, 상호이해가 깊어지면서 각 종교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이뤄진다. 우리가 성령의 현존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하느님이 다른 키로 연주되더라도 들을 수 있다.

인도 신학자 자크 뒤피는 <종교적 다원주의의 기독교 신학을 찾아서>라는 책에서, “자신의 믿음에 헌신하는 것과 다른 신앙에 문을 열어두는 것은 서로 배타적일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그 둘은 정비례하여 자라난다”고 말했다.

뒤피는 세계 각 지역과 문화에 따라 발생한 종교들을 통해 “세계구원을 향한 하느님의 디자인이 다면적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하느님의 영원한 언어는 하나의 특정한 역사/종교 속에 제한되거나 소진되지 않는다. 오히려 하느님의 은혜로운 계획은 우리를 신적 생명으로 초대하는 서로 다른 문화와 시간, 공간으로 향하는 여러 길들을 마련해 왔다. 그러므로 구원의 형상과 경전, 교리, 도덕적 규정, 예배를 가진 종교들은 하느님의 섭리에 따른 은총의 통로라고 봐야 한다. 그 종교의 다양함은 다함이 없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너그러운 깊이를 보여준다. 역사를 통해 참여하는 하느님의 다양한 패턴을 눈부시게 발견하는 일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불가해한 신비를 엿보게 해준다.

“종교들은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계획 가운데 일부다. 종교적 다양성은 인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고유하고 풍부하며 복잡한 디자인이며, 단 하나인 하느님의 사랑은 다면적인 계획 가운데 일한다.”

부서진 세상 속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그리스도교를 포함한 종교들은 선과 악, 은총과 죄가 뒤섞인 모호한 형상 아래 존재한다. 그러나 성령에 의해 촉발된 그들의 긍정적인 지혜와 은총을 담고 있는 종교의 다양성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이 모든 종교들이 사랑이신 하느님의 웅대하고 넘치는 자비에서 나온다. 엘리자베스 존슨은 이러한 생각을 다음과 같은 멋진 문장으로 마무리 했다.

“우리가 우리의 진실과 다른 진실을 가진 종교 속에서 하느님의 형상을 발견한다면, 우리의 믿음은 어떻게 될까? 그것은 낯선 장소의 아름다움에 감동되면서도 내 집에 있는 듯한 안정감을 가지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곳은 내 집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집이지만 세계의 영광을 지닌 한 부분으로서는 여전히 우리의 집인 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영어가 모국어이지만 이탈리아의 소네트의 리듬에 전율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것은 당신의 삶이 당신 자신의 믿음의 스토리로 쒸어진 문장임을 알지만, 다른 믿음의 스토리로 씌어진 삶도 있으며,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부르심과 인류의 응답으로 된 거대한 서사의 한 부분임을 알고 기뻐하는 것과 비슷하다.”

 

한상봉 이시도로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가톨릭일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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