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하얀 꿈
-닐숨 박춘식
몇 해 전에 심은 목련 나무가
제 키의 곱으로 자라
나무줄기 당기며 우듬지를 살핍니다
이제는 지구 둘레 대기권을
감지할 수 있는 나무가 되어
자랑하고픈 마음이 가득하였는데
그새,
우크라이나 한 마을이 포탄으로 찢기면서
화약 먼지 호흡으로 발버둥 치는 화면이
돌고 있는 대기권에 나타납니다
머언 하늘로 무릎 꿇어
하늘 아버지를
하늘 십자가를 바라보며 눈물 뚝뚝
하늘마마 품속으로는
꽃망울들이 나부시* 품에 안깁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1월 15일 월요일)
* 나부시 : 공손하게 천천히 고개를 숙이거나 또는 엎드려 절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다움 한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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