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쇳물 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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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쇳물 쓰지 마라
  • 김유철
  • 승인 2023.12.1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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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시인이 만난 시
사진출처=pixabay.com
사진출처=pixabay.com

그 쇳물 쓰지 마라

-제페토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그 쇳물 쓰지 마라』(제페토. 2016. 수오서재)
 

*시인이 만난 시

사람이, 노동자가
1600도 용광로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모자라 중대재해처벌법을
아예 용광로 속으로 집어넣는 이상한 것들
너희를 사람이라 나는 부를 수 없으니.

그러하다

 

김유철 스테파노 
시인. 한국작가회의. 
삶예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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