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철 시인이 만난 시
그 쇳물 쓰지 마라
-제페토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그 쇳물 쓰지 마라』(제페토. 2016. 수오서재)
*시인이 만난 시
사람이, 노동자가
1600도 용광로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모자라 중대재해처벌법을
아예 용광로 속으로 집어넣는 이상한 것들
너희를 사람이라 나는 부를 수 없으니.그러하다
김유철 스테파노
시인. 한국작가회의.
삶예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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