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철 시인이 만난 시
손바닥을 위한 찬가
_ 고영
21세기 하나님은 힘찬 손뼉 소리와 함께 오는가
벌겋게 달아오른 손바닥들이 모여 앉아
공중 부양을 하고 있다
두 손 가득 담아온 염원들을 부려놓으며
손바닥이 손바닥을 만나
차디찬 방석이 들썩거리도록
한낮이 한낮이도록 뜨겁게 달군다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손뼉 한 번 치고 눈물 한 번 찍고
손뼉 한 번 치고 찬송가 한 구절 부르고
손뼉 한 번 치고 절 한 번 하고
한낮이 한밤이 되도록 손뼉을 친다
저 힘찬 손바닥의 함성이라면
아마 하나님도 내려오지 않곤 못 배길 것 같다
지금 하나님이 해야 할 일은
손뼉의 탄식을 온전히 들어주는 일
긍휼(矜恤)의 눈물로
탄식을 탄성으로 만들어 주는 일
당신이 내려보낸 새보다 먼저
저 손바닥 속에 들어가
따뜻한 둥지를 틀어준다면
하릴없이 허공만 쳐대던 내 손바닥도
은혜에 눈을 뜰 텐데
그러면 안 될까요? 하나님!
『딸꾹질의 사이학』(고영. 2015. 실천문학사)
시를 만난 시인의 말
어즈버 대림절이다.
하느님-하나님-알라
그 무엇이든,
간절히 기다리오니 오소서,
그러면 안 될까요?
그러하다.
김유철 스테파노
시인. 한국작가회의.
삶예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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