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의 거미줄에 저항하는 페미니스트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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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의 거미줄에 저항하는 페미니스트 신학
  • 한상봉 편집장
  • 승인 2023.11.05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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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A. 존슨의 [신은 낙원에 머물지 않는다] 강독-15

페미니스트신학은 실천자들의 정치적 철학적 투신에 따라 다양한 길로 나아갔다. 그러나 이들 운동의 공통적인 출발점은 하느님께서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창조하셨다는 창세기의 가르침이었다. 이들은 인간 존엄성을 위한 여성들의 투쟁에 연대하시는 하느님을 발견하였다. 페미니스트 신학은 지배적인 남성의 방식으로 사회와 교회를 해석하는 대신에 성, 인종, 계급을 초월해 모든 인간 사이의 평등과 상호성, 나아가 인간과 지구 사이의 평등과 상호성을 가진 공동체의 비전을 꿈꾸고 또 현실로 이루려 한다.

 

사진출처=radicalreads.com
사진출처=radicalreads.com

한편 미국 흑인여성들은 성차별뿐 아니라 피부색에 의한 차별을 감지하면서, ‘우머니스트신학’을 발전시켰다. <컬러 퍼플>의 작가 앨리스 워커가 제안한 ‘우머니스트’(womanist)는 ‘소녀다운’(girlish)이란 말에 반대하는 흑인용어 ‘여성답게’(womanish)에서 차용한 것이다. 전통과 한계를 넘어 대담하고 용감하며 강단 있게 행동하는 것을 뜻하며, 이처럼 여성은 자기운명을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성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인종차별과 계급차별, 식민주의와 군사주의, 성차별 등이 맞물린 상태를 ‘억압의 거미줄’(web of oppression)이라고 표현한다. 덧붙여 이성애주의를 비판하는데, 남성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레즈비언을 비난하는 가부장주의를 반대한다. 이들은 반여성주의를 고착시키는 규범을 ‘가부장제 구조’와 ‘남성중심주의’라고 꼬집는다. 가부장제는 여성이 권력에 참여할 기회를 박탈하며, 남성중심주의는 남성의 존재방식을 사회적 규범으로 고착시키기 때문이다.

한편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데, “여성을 (기성) 사회와 교회에 넣고 잘 저어주는” 레시피만으로만 여성해방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호 파트너십에 의한 새로운 공동체를 희망한다.

 

한상봉 이시도로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가톨릭일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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