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의 기도로 멱감는
-닐숨 박춘식
주검은 그냥 사라지지만
죽음에게는 끝이 없다고 하는데,
더러 천방지방(千方地方) 날뛰며
숨 멈추는 순간에도
이것저것에 금테를 붙이면서
세상을 휘젓는 꼬락서니도 자주 봅니다
사람의 육체는 호흡의 종결이지만
그 영혼은 무지개보다 순수하게 변모합니다
행여,
숨이 멈춘 다음 혼불이 가물거리더라도
꺼지지 않으며
기도의 힘으로 더 빛나는
치유와 희망의 11월을 만나게 됩니다
영혼의 가느다란 빛살이
하늘나라로 춤추듯 뛰어갑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3년 10월 30일 월요일)
저작권자 © 가톨릭일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