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악의 관문 또는 흠있는 남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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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악의 관문 또는 흠있는 남성이라고..
  • 한상봉 편집장
  • 승인 2023.10.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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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A. 존슨의 [신은 낙원에 머물지 않는다] 강독-14

“살아있는 여성이여, 하느님께 영광이로다!”(Gloria Dei, vivensfemina)

역사적으로 여성은 이론적으로나 상징적으로 천대받았고, 사회 및 교회 구조에서 권력에서 배제 당했다. “유대사람도 그리스 사람도 없으며,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가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입니다.”(갈라 3,28)라는 말처럼 초기교회에서 여성 지도자들 역시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해왔지만 , 한번 공동체가 자리를 잡게 되자 여성들은 주변인으로 밀려났다. 이런 열등한 위치에 처한 여성을 두고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이라는 용어를 고안해 냈다.

공적 영역에서 여성의 증발은 자연스럽게 남성이 하느님 앞에서 특권을 가졌다는 가정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여성의 본성에 대한 혐오주의가 발전했다.

“여자는 조용히 또 온전히 순종하는 자세로 배워야 합니다. 나는 여자가 남을 가르치거나 남자를 다스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여자는 조용해야 합니다. 사실 아담이 먼저 빚어졌고 그 다음에 하와가 빚어졌습니다. 그리고 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라 여자가 속아 넘어가서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여자가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을 지니고 정숙하게 살아가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1티모 2,11-15)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부분

3세기 교부 테르툴리아누스는 여성을 ‘제2의 하와’라고 보았다. 그에 의하면 “하와의 감언에 속아서 남자가 악마에게 강하게 맞서지 못했던 것처럼” 모든 여성은 “악의 관문”이라고 말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여성은 그들의 머리인 남성과 함께 취해질 때만 하느님의 형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여겼다.

토머스 아퀴나스는 여성을 ‘흠있는 남성’으로 정의했다. 여성은 그 자체로 온전한 인간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르틴 루터는 남편이 출타할 경우에 여성은 “벽에 박힌 못처럼” 집안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이러한 편견이 여성배제의 경험과 맞물리면서 여성은 교회와 사회에서 ‘제2의 성’으로 좌천되었다.

1960~70년대에 시민사회에서 일어난 여성운동 덕분에 여성들은 자신들이 종속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변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종교생활에서도 영적 반란을 일으켰다. 이는 여성의 본성에 대한 깊은 긍정을 낳았고, 여성 역시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이며, 하느님은 여성의 충만한 삶을 바라는 분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한상봉 이시도로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가톨릭일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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