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에서 재배되는 영적 생활은 거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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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에서 재배되는 영적 생활은 거짓이다
  • 토머스 머튼
  • 승인 2023.08.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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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머튼의 삶과 거룩함/토머스 머튼의 서문-2
사진출처=thestonecuttersguild.tumblr.com
사진출처=thestonecuttersguild.tumblr.com

행동적인 삶을 다루면서 힘, 의지, 활동 자체 보다 은총과 내적인 측면을 더 강조하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지는가? 왜냐하면 은총과 정신이야말로 초자연적인 활동의 진정한 원칙들이기 때문이다. 광기와 인간 야망의 충동으로 인한 활동은 망상이며 은총에 장애가 된다. 그것은 하느님의 뜻에 장애가 되며, 문제를 풀기보다는 더 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뿐이다. 우리는 행동주의라는 거짓 영성과 성령의 인도를 받은 그리스도교적 행동의 진정한 활력과 힘을 구분할 필요로가 있다.

한편, 모든 행동이 영적 생활에 위험하다고 섣불리 판단하여 그리스도인다운 삶에서 어떤 분리를 가져와서도 안될 것이다. 영적 생활은 외부와 동떨어진 고요한 삶도 아니고, 온실에서 재배되듯 인공적으로 꾸며진 고행을 실천하는, 평범한 삶을 사는 일반인들은 감히 접근조차 어려운 생활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일상적인 의무와 노동 속에서 하느님과 영적인 일치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원칙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 생활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작가나 설교자는 그들의 말을 따르려고 하는 사람들을 그릇된 길로 인도하기 십상이다. 정상적이고 건강하며 인간적인 배경 속에서의 노동, 건전하고 온건하며 인간적인 방법으로 하는 노동 활동, 생산적인 사회 분위기와 통합되는 노동은 그 자체로 영적인 삶에 많은 공헌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질서하고, 비이성적이며, 비생산적이고, 권력과 부를 쫓기 위해 피곤한 광기와 낭비로 얼룩져 버린 세계적인 투쟁에 휩쓸린 노동은 거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영적인 삶에 효과적인 공헌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 노동의 성격과 그 자리를 고려하는 일은 중요하다.

나는 개개인의 일상적인 노동이야말로 영적인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노동이 참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성화에 도움이 되려면 그리스도인들이 그 노동을 정신적으로나 주관적인 노력에 의해 하느님께 바쳐야 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평화와 질서를 확립하려는 그리스도교 전체의 노력에 그 노동을 통합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노동은 정직하고 올바를 뿐 아니라 생산적이어야 하며 동시에 인류 공동체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것은 이 세상에 평화롭고 질서 정연한 문명을 세우려는 인류의 보편적인 노력에 한 부분이 되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우리가 다가오는 세상을 맞을 준비를 하도록 가장 잘 도와준다.

거룩함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노력은(그리고 성스러움을 위한 노력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남아있다) 또한 새로운 세기의 문턱에서 교회의 행동과 맥락을 같이 해야 한다. 우리는 사라져버린 과거로 후퇴하면서 자신을 속이는 일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거룩함은 책임으로부터 도망치는 것도 동료 인간과 함께 공동체 안에서 올바르고 생산적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인간의 근본적인 사명을 피하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교종 요한 23세는 1962년 10월 11일 다음과 같은 강력한 어조로 바티칸 공의회의 개회를 알렸다: “현재의 질서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는 우리를 새로운 질서의 인간관계로 이끌고 있으며 그 질서는 사람의 노력뿐만 아니라 인간의 예상을 능가하여 하느님의 초월적이고 측량할 수 없는 계획의 완성을 향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적 거룩함은 무엇보다 우리가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신비로운 계획에 동참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의무를 깨닫는데 있다. 이 깨달음은 거룩한 은총에 의해 빛을 받고 관대한 노력으로 강화되며 교회의 권위뿐만 아니라 인류의 현세적이며 영적인 선익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의 협조가 없는 한 한낱 허상에 불과할 것이다.

 

[원문출처] <Life and Holiness>, 토머스 머튼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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