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mm 곡사포
-닐숨 박춘식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남한을 침공한 북한의 총포들로
수억의 풀꽃 나무 짐승까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3년 지나 총성이 멈추자, 대포의 탄피는
시골 학교 교무실 종으로 변모하고*
망가진 탱크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금과 은 바치는 그들을 굴복시켜 주시고,
전쟁을 즐기는 저 백성을 당신이 흩어 주소서’**
전쟁을 겪지 못한 사람은 행복하겠지만
그들이 전쟁의 비극마저 대수로이 여긴다면
그 비참한 고통은 어디로 보낼까요
155mm 곡사포의 뼈를 때리는 진동은
어떤 사람들에게 전달할까요
‘아이구 하느님, 아구 아구 하느님’ 하며
가슴을 찢는 눈물은 누구에게 안겨드릴까요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3년 6월 26일 월요일)
* ‘일제말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왜놈들은 인력과 물자가 딸리자 최후 발악으로 징병령을 내려 조선 청년들을 탄알받이로 끌어가고 조선의 쌀과 쇠붙이는 공출이라는 이름으로 모조리 훑어갔다.’는 글은 ‘DAUM 한국어 사전 –훑어가다-’의 예문으로 여기 옮겼습니다.
** 최민순 역 시편 67, 31.
저작권자 © 가톨릭일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