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오키아] 성 베드로 동굴성당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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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오키아] 성 베드로 동굴성당을 찾다
  • 한상봉 편집장
  • 승인 2023.04.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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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봉의 튀르키예 여행기-8

투르키예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피아 성당이 있는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 여행이란 좀더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을 보면서, 전혀 다른 풍광에 놀라고 부러운 시선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 도시를 떠나 인구 10만명에 그리스도인은 고작해야 50여 명 남짓 남아있다는 안티오키아를 찾아 비행기에 올랐다.

안티오키아는 33년경 예루살렘 교회에서 그리스 유다계 그리스도인의 대표격인 스테파노가 성전과 율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순교한 뒤에 일부 그리스도인들이 피신해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한 도시다. 이방인과 유다인으로 구성된 이 교회가 커지면서, 키프로스 태생의 바르나바가 활동했으며, 일손이 부족하자 타르수스에 있던 바울로까지 데려와야 했다. 바울로와 바르나바가 1차 선교여행을 떠난 곳도 이곳 안티오키아였는데, 예루살렘 사도회의 후에 베드로가 방문한 곳도 안티오키아였다.
 

성 베드로 성당으로 오르는 길목에 서 있는 올리브 나무 (사진=한상봉)
성 베드로 성당으로 오르는 길목에 서 있는 올리브 나무 (사진=한상봉)


팔레스티나와 시리아에 인접한 안티오키아는 예수 전승이 퍼져서, 이 근방에서 <예수 어록>과 <마태오 복음서>가 쓰여지고, <디다케>가 편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콘스탄티누스 2세 때부터 그리스도교 도시가 된 이후로 콘스탄티노플의 주교였던 요한 크리소스토무스가 방문해 12월 25일을 예수 성탄 대축일로 기념한 곳도 안티오키아였다. 451년에 열린 칼케돈 공의회에서 교구의 서열을 확정했는데, 로마 다음에 콘스탄티노플,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예루살렘 순이었고, 이 교구의 교구장을 ‘총대주교’로 불렀다. 그만큼 안티오키아는 동방교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안티오키아는 알렉산더 대왕의 장군 중 하나였던 셀레우코스 1세 니카토르(기원전 358/354~281)가 301년 오론테스 강변에 수도를 건설하면서 제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안티오케이아’라고 이름 붙였다. 기원전 64년 시리아가 로마의 속주가 되면서, 안티오키아는 역대 총독들이 머무는 도시가 되었고, 황제 직속의 화폐주조소가 만들어졌다. 유다 이스카리옷이 예수를 팔아넘기고 받았다는 은전 서른 닢도 안티오키아나 티로에서 만든 은전이었을 것이다. 안티오키아는 내내 동로마제국의 영토였다가 540년에는 페르시아에 점령당하고, 635년에 다시 이슬람 군대에 점령당하기도 하다가, 십자군 전쟁으로 안티오키아 공국이 세워졌지만, 1268년부터는 이집트와 투르키예에 강점당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는 프랑스의 신탁통치를 받다가 1939년 주민투표를 거쳐 이슬람 국가인 투르키예에 귀속되었다.

1천년 이상 동로마제국이 장악했지만 이슬람의 침공을 받으면서, 다른 투르키예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처럼 안티오키아 역시 바오로 시대와 교부 시대의 유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다만 바울로와 바르나바, 베드로가 몰래 미사를 봉헌했다고 전해지는 ‘성 베드로 동굴 성당’이 시가지 동쪽 산기슭에 남아있다. 그러나 이 동굴에 대한 이야기는 역사적 신빙성이 거의 없으며, 동굴 성당의 일부 벽면만은 안티오키아 공국이 세워질 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성 베드로 동굴 성당
성 베드로 동굴 성당
성 베드로 동굴 성당
성 베드로 동굴 성당
성 베드로 동굴 성당
성 베드로 동굴 성당
베드로 사도가 앉았다는 성 베드로 동굴 성당의 돌의자
동굴 성당 내부 정면에 놓인 성 베드로 사도의 상

 

한상봉 이시도로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가톨릭일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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