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과 대통령, 아귀는 아귀끼리 아귀가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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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과 대통령, 아귀는 아귀끼리 아귀가 맞는다
  • 김선주
  • 승인 2023.01.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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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칼럼

영화 <타짜>에서 편경장은 화투의 패를 섞으며 ‘아수라발발타’라는 주문을 왼다. 아수라는 불교의 우주관에 등장하는 악신이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윤회 과정을 여섯 단계로 보는데 신들이 거주하는 천상과 그 반대인 지옥, 그리고 천상에 가까운 인간계와 아수라계, 지옥에 가까운 아귀와 축생계가 있다. 여기서 아수라는 선과 악의 사이에서 신들과 싸우는 악의 세력이다.

그런데 아수라는 힘을 얻기 위해 미움과 탐욕에 몰두하는 악마로, 폭력적인 충동을 참지 못하고 결코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쓸모없이 벌이는 악의 화신이다. 그러므로 ‘아수라발발타’는 아수라와 발발타(살바르타=혼돈)가 합성된 말로써 일체의 혼돈과 무질서를 부르는 주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세간에 ‘아사리판’, 혹은 ‘아수라장’이라는 말은 바로 아수라가 일으키는 혼돈과 무질서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아수라보다 낮은 세계에 머무는 것 중에 아귀가 있다. 아귀가 거주하는 세계는 고통의 영역이다. 그런데 그들의 고통은 전생의 까르마(업보)로부터 기인한다. 전생에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존재들이 아귀로 다시 태어나 고통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고통은 특정한 신체적 아픔이 아니라 전생에서 누리던 쾌락을 금지시켰을 때 나타나는 욕망의 과잉 상태다. 그래서 서로의 이(利)를 탐하며 다투는 무질서한 난장판을 ‘아귀다툼’이라 한다. 자기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 나타나는 폭력적인 인간심리를 아귀라는 존재로 인격화시킨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안보와 국방, 외교, 경제, 교육, 치안 등의 전 영역에서 혼돈과 무질서를 낳고 있다. 미움과 탐욕으로 신들의 균형 잡힌 세계를 무너뜨리려는 아수라의 검은 칼날이 대통령의 입에서 예측불가능하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국가를 위해 복무하기보다 자기 쾌락을 목적으로 대통령이 된 듯한 행태를 그는 취임 이후 계속 보여주고 있다. 검찰 권력을 내세워 국가체계를 짓밟고 외교와 국방을 혼돈의 아수라판으로 만들었다. 밤마다 술판을 벌이고 아침이면 술이 덜 깬, 떡진 머리와 똥 싼 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지각 출근하며 아무 말이나 던져대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아수라를 떠올리게 된다. 지금 한국 사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대통령의 아수라발발타 때문이다.

그가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던져서 이 사회를 아수라판으로 만드는 이유를 불교의 윤회관에서는 축생의 모습으로 설명한다. 축생, 즉 짐승은 자신이 겪는 곤경에 대해 추론하고 이해할 능력이 없는 존재들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본능에 사로잡혀 있을 뿐, 어떤 의미를 추론할 수 있는 고급 언어가 없는 것이다. 정치인이 정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책임질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언어를 갖지 못한 것은 그들이 축생의 세계에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저급한 존재들은 상상과 추론 같은 고차원적인 사유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축생류들은 즉각적으로 손에 쥐어지는 어떤 물리적 감각을 탐닉한다. 때문에 자기 내면의 깊은 곳에 들어가 성찰하는 불교의 계율이나 기독교의 회개 같은 고등종교의 영역에 들어올 수 없다. 이런 류는 사유하지 않아도 즉각적이고 감각적으로 답변이 주어지는 무속의 세계에 쉽게 빠져든다. 축생을 길들이는 것은 경전을 읽어주고 초월적 세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몇 마디의 단순하고 감각적인 주문이면 된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천공이라는 자는 그런 면에서 대통령의 정신 수준과 아귀가 딱 맞는다. 아귀는 아귀끼리 아귀가 맞는다.

 

김선주 목사
<한국교회의 일곱 가지 죄악>, <우리들의 작은 천국>, <목사 사용설명서>를 짓고, 시집 <할딱고개 산적뎐>, 단편소설 <코가 길어지는 여자>를 썼다. 전에 물한계곡교회에서 일하고, 지금은 대전에서 길위의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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