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뎃손가락 digitus medius*
-닐숨 박춘식
고대 로마제국의 언어였던 라틴어 사전에
’가운뎃손가락‘은 큰 욕으로 등재되어 놀랐고
2천여 년의 연륜에도 건재한 사실에 또 놀랍니다
몇 해 전 미국 대통령 자동차가 지나갈 때
자전거로 달리던 아가씨가
'가운뎃손가락‘을 높이 든 모습이(CNN**) 보였습니다
며칠 후 뉴스에서
그 아가씨는 회사에서 해고됐다고 합니다
서로 높이 찔러 대는 손가락 욕질로
함께 잡스러운 놈이나 년이 되기보다
차라리
‘사람들이 욕을 하면 축복해 주고
중상을 하면 좋은 말로 응답합니다.’***
이 말씀으로 손바닥을 부벼 체온 조절하시기를,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2년 5월 23일 월요일)
* 서울 가톨릭대학교 고전라틴어연구소 편찬, 라틴-한글사전 Dictionarium Latino-Coreanum(1995년 가톨릭대학교출판부)을 읽다가 256쪽에서 놀랍게 발견한 ‘가운뎃손가락 digitus medius [summus, infamis, impudicus]’를 유심히 봅니다. ‘가운뎃손가락 욕질’의 나이가 아무리 적게 잡아도 2100살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라틴어 사전에 나타난 summus, infamis, impudicus의 의미는 summus:가장 높은, infamis;평판이 나쁜 또는 치욕적인, impudicus:파렴치한 또는 음탕한 색골, 등인데 저의 소견으로, summus(가장 높은)의 제스처는 후대에 엄지척이 널리 이용되어 그 의미가 희석되고, ’가운뎃손가락‘은 infamis와 impudicus의 뜻으로만 이용되는 듯합니다. 라틴어 digitus medius가 영어로는 middle finger입니다.
** 시엔엔 CNN, 주로 뉴스를 방영하는 미국의 케이블 방송망
*** 코린토1서. 4. 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