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의 시와 산문
봄 쑥
-장진희
울분과
뒤따라온 온갖 분노와
절망과
죽음의 세상을
헤매다 돌아오니
아가
에미 젖이 부는구나
봄바람 잦아들었다
양지 바른 땅에 엎드려 보렴
어머니 땅이 봄 쑥
밀어올려 놓았네
아가
쑥국을 끓여야지
머윗잎 뜯어다 된장에 쌈을 싸야지
돌나물도 첫물 솔도 뜯고
고수싹도 솎아다
한꺼번에 버무리렴
아가
먹고 기운 내야지
봄도 금방 지나간단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아무것도 없단다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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