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의 시와 산문
꿈
-장진희
그 옛날 달동네처럼
비탈진 골목길
좁디좁은 사이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작은집들은
튼튼한 나무판자들이
짙고 연한 색으로 어울어져
때깔 곱게 앉혀져 있다
골목에 향나무 내음 가득
환하다
집집마다
햇살 잘 드는
바깥 나무마루에
빨강 노랑 주홍
꽃들이 아기자기 피어 있다
눈이 똘망똘망한 머시매가
더 어린 머시매의 손을 잡고
아이들은
꽃들 사이로
까르르까르르 뛰어다닌다
아늑한 동네
꿈결 같은 세상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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