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 시편
가을걷이
-장진희
가을에 거둘 것은
나락 콩 깨 만이 아니다
햇살이 이렇게 따사로운 날
가을볕
살갗 밑에
따복따복 고봉으로 쟁여두고
산천이 헐벗어
눈이 시려오기 전
저 붉은 노랑 연두
빛마다
수북수북
눈에 담아두고
겨울을 날 일이다
감국 노란 꽃
아름아름 안아다가
집안에
가을 향
가득가득 채워둘 일이다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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