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은 공안통치, 언론은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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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은 공안통치, 언론은 쓰레기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 승인 2016.07.2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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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광화문 월요 시국기도회 강론: 광주대교구 진병섭 신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자신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 윽박지르며 공안 통치 중인 이 정권과 쓰레기 같은 언론, 그리고 관변 단체들의 프레임에 갇혀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 성주 군민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성주군민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수도 없으며 다른 지역 사람들도 성주 군민들의 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성주 군민들은 그 프레임에 갇혀 너무도 외로운 싸움이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 보겠다고 손발 걷고 나섰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으니 지치지 마시고 꼭 이겨내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성주 군민들의 인터뷰를 보면,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주 군민들은 사드 배치가 성주이기 때문이 아니고,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것이 성주 군민들의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문제이지, 성주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정권과 언론의 프레임에 갇혀 버렸습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손 내밀어서도 안 되고, 다른 지역 사람들도 손 잡아주어서는 안 됩니다.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야기합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진병섭 신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이천 년 전, 예수님께서 사셨던 그 시대나 우리가 사는 2016년의 대한민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20년 전, 미리 사 둔 열차표를 피서객에게 만 원에 팔아, 4천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시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나름 순수(?)했었을 것이라 생각해 보는 그 2년 차 검사는 피서객이나 귀향객들의 심리를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나쁜 범죄에 경종을 올리기 위해 구속했다고 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 순수했었을 것이라 믿는 그 검사는 검사장이 되었지만 대한민국 최초로 검사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밝혀진 청와대 핵심 실세의 의혹들 또한 평범하게 살아가는 많은 국민들에게는 딴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뿐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이야기하십니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금도 참으로 무겁게 받아들여지며, 어려운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사드가 성주에 배치 결정되는 과정을 보면,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통보! 반대하는 사람들은 종북으로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이 상황! 정권이 국민들을 분열시켜 놓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자들을 색출하겠다는 이 정부! 결국 그 프레임에 갇혀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 성주 군민들! 답답한 이 마음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어렵기만 합니다.

전 광주 사람입니다. 광주 사람들도 고립되어 외로운 싸움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실은 지금도 일부 사람들은 80년 5월의 광주를 부정합니다. 그 마음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성주 군민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함께 할 수 없음에 미안함도 가득합니다. 이 일을 보며 이 시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우리 상황에 맞춰 각색해 보았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광주에서 출발해 봅니다.

공권력이 광주를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폭도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평택 대추리 주민들을 내쫓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평택에 살지 않았다.

그 다음에 용산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철거민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강정에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강정 주민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밀양에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 지역에는 송전탑이 건설되지 않았다.

그 다음에 세월호 참사가 생겼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아이가 그 배에 타지 않았다.

그 다음에 사드 배치가 성주로 결정될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외부 세력이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참으로 슬픈 대한민국의 현대사입니다. 정권이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맹종만을 요구합니다. 우리들이 침묵할 때, 그 맹종은 더 극에 달할 것이며 그 힘이 나에게도 닥칠 것입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오늘 바오로 사도는 우리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성주 군민들! 외로운 싸움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성주 군민들이 바라는 것,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이며, 이 땅에 전쟁무기인 사드가 세워지는 일이 아니라, 영영세세 후손들에게 물려 줄 이 땅에 평화를 세우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인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예수님께서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는데, 국민들을 섬겨야 할 정치인들, 고위공직자들 예수님의 말씀을 명심하십시오. 예수님께서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음을!” 아멘.

진병섭 신부
_광주교구 화정1동성당

<출처/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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