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꼭지를 먹으며
-닐숨 박춘식
뿌리에서 밀어 올리는 복사꽃 향기
가지와 이파리를 거쳐 올라오는 촉촉한 맛
복숭아는 욕정의 과일이라고
옛 선비들이 멀리한다는 말이 있지만
묘한 모습을 즐기며 먹는 과일이기도 합니다
먹다 보니 씨앗을 꽉 물고 있는 꼭지가 보여
난생처음 복숭아 꼭지를 자근자근 씹어봅니다
- 어찌, 쓴맛이라니
625동란, 피난 가는 길에서 기도 바치듯
나생이* 뿌리를 오물오물하는 엄마가 멀리 보여
꼭지의 쓴맛이 목구멍을 넘지 못합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1년 8월 9일)
* ‘나생이’는 냉이의 방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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