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묵주
-닐숨 박춘식
성물방에서 빨간 묵주를 보며 미소 짓고
보고픈 눈물로 할머니를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할머니랑 빨간 방울토마토를 먹는데
- 할머니, 방울토마토로 묵주기도 하면 좋겠어요
먹는 것으로 기도하면 안 된다고 하시며
어찌 그렇게 착한 생각을 하느냐며 미소 지으십니다
엄마는 며칠 후 빨간 묵주를 할머니께 사 드리더니
저에게도 작고 반짝거리는 빨간 묵주를 주십니다
빨간 묵주로 기도할 때 처음에는 침 흘리다가
한 달쯤 지나서는, 성모님에게도
방울토마토를 한 접시 드리면서 구슬을 넘깁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1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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