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과 낙원으로 동시에 이끌려 가는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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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과 낙원으로 동시에 이끌려 가는 그리스도인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21.04.1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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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2월 5일

스티브가 나를 깨웠다. 여기에 있는 봉사자들, 특히 스티브, 샤론 그리고 마가렛에 대하여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그들이 지닌 연민의 깊이, 친절함의 극치, 말로서나 매일매일 행동으로 보여지는 선포되지 않는 신앙의 모습 등은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들은 가장 잘난척하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가장 심오하게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끊임없이 다시 한번 말해야겠다. 그들은 복음을 살고 있다.

그들이 지닌 사랑의 깊이와 이해는 끊임없이 “굳은” 내 마음에 도전을 하고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나는 점점 더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지고, 그들을 참을 수 없으며 점점 더 고립되어 가고 있었다. 이 사실을 보면서도, 내가 진로를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 6개월 동안 나에게는 새로운 세계, 가난과 상처받은 삶들의 세계가 주어졌고, 억압받는 이들로 가득찬 이 세계에서 내가 있을 곳이 어디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억압받는 이들로 가득찬 이 세계에서 나의 자리(혜택받은 이들의 자리)는 어디이어야 하는가? 이것은, 아마도 영원히 계속되는 질문일 것이며, 산상수훈의 핵심을 가로지르는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질문이 우리 세기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라는 느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질문은 내가 가족과 친지들에게 둘러싸여 추상적으로밖에 할 수 없었던 질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 나에게는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몸과 영혼에 의하여 제기된 질문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이들에 의하여 대답도 나왔는가? 그리고 이 긴장과 분노 가운데에서도 내가 사막과 약속된 낙원으로 동시에 인도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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