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어떤 돈으로도 당신의 목소리와 숨결을
상태바
이 세상에 어떤 돈으로도 당신의 목소리와 숨결을
  • 돔 헬더 카마라 대주교
  • 승인 2021.03.29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마라 대주교와의 대화-10

세브리나,
이 세상에 어떤 돈으로도
당신의 눈과 귀를
당신의 목소리와 숨결을
먹고 말하는 당신의 입을,
당신의 팔, 당신의 발, 당신의 다리를
당신의 머리와 당신의 마음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의 신앙을
살 수 없다고 말했을 때,
나는 당신에게서
참다운 부유함 자체를 보았습니다.

내 친구 하나가 프랑스에서 찾아와 빈민가를 돌아보고 싶어했습니다. “비 인간적”이라는 단어가 그대로 들어맞는 어느 한 빈민가에 도착했을때 나는 세브리나라는 한 용감한 노인 한 분에게 안내를 부탁했습니다.

방문이 거의 끝났을 때에, 내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 얼마나 비참한 상황입니까!” 세브리나가 이 말을 듣고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분이 비참하다고 말했습니까? 나도 물론 우리가 얼마나 비참하게 살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그분에게 말해 주세요. 그러나 나는 내 자신이 비참하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보물을 갖고 있습니다. 내 눈, 내 코, 내 입, 내 손, 내 팔, 내 발, 내 다리, 내 머리, 내 가슴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에게는 신앙이 있지요 ! 이 신앙을 나는 세상의 어떤 것과도, 이 세상 모든 은행의 모든 돈과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지요 !”

 

사진출처=유니세프
사진출처=유니세프

세브리나는 결코 우쭐대거나 증오심으로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내 친구 방문객이 본의 아니게 세브리나의 예민한 마음 한 구석을 건드렸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세브리나의 가장 깊은 확신, 그가 살아가는 이유이며 보화가 드러난 것입니다.

“너의 보화가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나는 세브리나에게 정말로 기쁨에 차서 이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비참한 가운데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운 인생의 보화가 있고 그것을 우리는 손으로 만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수 백만 수 천만의 돈이 은행에 쌓여있는 것에 따라 부가 재어지는 곳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확신을 세브리나가 얼마나 강하게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고 있는가를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세브리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세브리나는 영원한 희망의 표지가 되기를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출처] <까마라 할아버지와의 대화: 고통 한 가운데에서 희망을>, 참사람되어 1993년 3월호

돔 헬더 카마라(Dom Helder Camara)

"내가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사람들은 나를 성인(聖人)이라 부르고, 내가 가난한 이들에게 왜 먹을 것이 없는지 물으면 사람들은 나를 사회주의자라고 부른다"는 말로 유명한 브라질교회의 대주교. 라틴아메리카 해방신학의 산실인 브라질 레시페 신학교 교장이었다. 

 

종이신문 <가톨릭일꾼>(무료) 정기구독 신청하기 
http://www.catholicworker.kr/com/kd.htm

도로시데이영성센터-가톨릭일꾼 후원하기
https://v3.ngocms.co.kr/system/member_signup/join_option_select_03.html?id=hva8204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