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나메기 백기완선생님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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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기 백기완선생님 영전에
  • 김유철
  • 승인 2021.02.15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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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기 백기완선생님 영전에

-김유철

 

길이 막힌 듯합니다
텅 빈 들에 울리던 한줄기 목소리
검은 절벽을 비추던 횃불의 모습
온화한 폭풍사람이 사라진 이곳
선생님, 길이 막힌 듯합니다

황해도 구월산 고향집을 들렸다 가시나요
반쪽짜리 해방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끝내 조국통일을 보지 못한 채
이렇게 가시나요

농민들에게는 들사람으로
노동자들에게는 망치손잡이로
빈민들에게는 바람막이로
쫓겨나고, 매 맞고, 부서진 자들에게는 어버이로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된 선생님
이렇게 가시나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섰지만
목마른 민중의 유일한 대표였으며
북녘에서 태어나 남녘에서 살았지만
남북과 북남을 한 몸으로 품은 통일의 꿈

착하고 어질고 깨끗하고
올바르게 잘 사는 세상을 향해
그 꿈마저
그 아픔마저
그 먹이마저
노나메기 하자던 우리 선생님

노나서 -함께- 씨를 뿌리고
노나서 거두자던 선생님의 길 잊지않습니다
지금여기서 노나서 일하며
노나메기로 통일의 길을 열겠습니다

막힌 듯한 길을 거침없이
성큼성큼 앞서가던 선생님
부디 평안히 가십시오

 

김유철 스테파노 시인
한국작가회의
<삶 예술 연구소> 대표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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