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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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지요
  • 로버트 엘스버그
  • 승인 2020.09.0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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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엘스버그의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성인들] -보는 것을 배우기(5)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그가 회심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또한 어머니 모니카가 죽기 며칠 전, 두 사람이 함께 대화를 나누던 중 발생한 체험을 소개한다. 수년동안 모니카는 방탕한 아들 때문에 고통을 겪었고 그의 회심을 위해 기도해 왔다. 모니카는 단 한가지 목적을 위해 살았다. 아들이 세례 받는 것이었다. 이 목적이 성취된 지금, 어머니와 아들은 어느 날 오후 성인들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눈이 볼 수 없고, 귀가 들을 수 없으며, 어떤 인간의 마음도 알 수 없는 삶, 성인들의 영원한 삶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마음의 입술을 그분의 샘, 모든 생명의 원천이신 그분의 샘에서 흐르는 천상의 시내에 대고 그 생명수의 세례를 받으며 할 수 있는 껏, 이 위대한 신비를 이해하고자 한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그들은 그 어떤 신체적 쾌락이나 지상의 기쁨도 “성인들의 삶이 가지는 행복”과 비교할 만한 가치가 없고,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사랑의 불길이 점점 더 강렬하게 타오르면서” 그들을 더 높이 고양시키고 영원한 하느님을 향하게 해준다. 그들의 생각은 “다양한 모든 물질세계 위에 펼쳐지고 천국까지 올라가는데, 그곳에서 태양과 달과 별들이 지구를 비추고 있다.”

시간을 잊어버리고 모자는 상승을 계속한다.

“아직도 더 높이 올라가며, 우리는 당신이 만드신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며, 놀라고 있습니다. 마침내 당신은 우리의 영혼에 다가오시어 당신이 이스라엘 백성을 진리의 음식으로 영원히 배불리 먹이고 계시는 영원의 풍요로움이 깃든 그곳으로 데려가셨습니다.”

그들의 대화는 끊어질 줄 모르고 더 높이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영원한 지혜에 대해 말하고, 그것을 갈망하며, 우리 마음의 온 힘을 다해 끌어안을 때, 찰라의 순간, 그것에 도달하고 만져본다.”

그것은 짧은 산꼭대기 체험중의 하나이며 우리가 그것을 움켜쥐려고 할 때에 사라져버리는 그런 체험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영원한 빛과 아름다움의 영역을 만지려고 갈망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많은 보통사람들의 삶에는 아직도 그들이 무엇인가 경이롭고 두려우며 초월적인 어떤 것을 경험했던 때, 자신들만이라도 “이것이 진리다!” 라고 말하도록 하는 어떤 것을 느꼈던 때가 있다.

 

자신의 회심에 대해 말하면서 도로시 데이는 어렸을 때 시카고에서 경험했던 그런 사건을 포함시킨다. 어느 날 아침, 그는 옆집에 사는 작은 소녀 캐트린 바렛트를 보러 갔다. 현관, 부엌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도로시는 침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곳에는 캐트린의 어머니가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하고 있었다. 도로시의 침입에 전혀 방해를 받지 않는 모습으로 바렛트 부인은 도로시를 돌아보며, 자기 딸과 다른 아이들이 가게에 갔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기도를 계속했다.

도로시는 “난 바렛트 부인에 대해 사랑의 충동을 느꼈지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후로도 오랫동안 이 평범한 만남의 기억은 남아 있었다. 그리고 도로시가 후에 가난과 불의의 문제에 시달려도 “비참함과 계급투쟁 한가운데에서도 삶의 영광이 빛났던 순간들이 있었다. 바렛트 부인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집에서 아침 10시쯤 설겆이를 끝내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이런 작은 사건들이 도로시의 장차 올 회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또 한 사건은 딸 타말의 출생이었다. 그러나 행복에 대한 체험만이 그의 마음을 하느님께 향하도록 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삶에서 부족한 것에 대한 두려움, 이웃들, 그가 열렬하게 지지했던 가난한 이민자들의 결핍 역시 도로시의 회심에 영향을 끼쳤다. 이민자들은 대부분 충실한 가톨릭인들 이었으며, 그들은 물질적인 고통을 넘어 그들의 삶에 의미를 주는 진리와 가치들을 새기며 살고 있었다.

회심한 후, 그는 몇 년 사이에 피터 모린의 도움을 받으며 가톨릭일꾼운동을 소명으로 삼았다. 그러나 데이는 아직껏 외로움과 슬픔을 느꼈다. 그는 “인간운명의 몹시 비참한 시련에 대해 신음하고” 있었다. 그러나 데이는 모든 것 안의 거룩함에 대한 깊은 직관을 결코 잃은 적이 없었다.

그는 예수님의 육화에 의해 모든 생명들은 그것이 아름답든 추하든, 은총으로 만져지고 있다고 믿었다. 모든 인간과 자연 속의 모든 것들, ­밤에 짐승의 울부짖음, 바닷가의 미풍 등­은 도로시에게 하느님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는 그가 겪어야 했던 고난과 불안전 속에서도 공동체 삶이 천국잔치를 일별케하고 미리 알려준다는 믿음을 견지했다. 일과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물었을 때, 도로시는 단순하게 대답했다. “우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지요.”

 

로버트 엘스버그 /1955년 미국 잭슨빌에서 태어났다. 존재의 의미와 참된 삶에 이르는 길을 찾던 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다니다 2학년을 마치고 1975년 도로시 데이와 함께 5년 동안 일했다. <가톨릭일꾼> 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다 1980년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모교로 돌아가 종교와 문학을 공부한 후 라틴 아메리카에서 변화된 가톨릭교회 모습을 체험했다. 도로시 데이의 작품집을 냈으며 하버드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1학년을 가르쳤다. 1987년 신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메리놀 수도회 Orbis 출판사 편집장이 되었다. 지은 책으로 <모든 성인들>과 <모든 여인 가운데 복되도다> 등이 있다. 도로시 데이 시성식 추진위원회와 헨리 나웬 재단 위원이며, 현재 세 자녀와 함께 뉴욕 주 오시닝에 살고 있다.

이 글은 2003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가 발간한 <The Saints' Guide to Happiness>(Robert Ellsberg)를 <참사람되어> 2005년 3월호에서 편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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