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문
-조희선
막다른 골목길까지 걸어가 본 사람은 안다.
아무리 두드려도 끝내 열리지 않는 굳게 닫힌 문 앞에 서 본 사람은 안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그러나 그 절망 앞에 돌아서지 못하고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사람 대신 하늘이 어떻게 손 내밀어 주는지를
우리가 사는 것은 세상만이 아니다
우리가 만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이 지상의 막다른 골목에 서면
하늘의 문이 있다.
그래서 끝은 언제나 더 좋은 시작이 되는 것이다.
조희선
시인. 청주 거주. <거부할 수 없는 사람>,
<타요춤을 아시나요> 등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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