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티끌을 업신여길 줄도 모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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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티끌을 업신여길 줄도 모르며
  • 김기호
  • 승인 2019.06.22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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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 그림. 2019-06-20. 종이에 연필
김기호 그림. 2019-06-20. 종이에 연필

 

축복

-타고르

촉복하소서, 이 영혼을
우리의 대지를 대신해 
하늘의 입맞춤을 얻어낸
이 하얀 영혼을

이 아이는 태양의 빛을 사랑하고
엄마 얼굴 보기를 사랑하지요

아이는 티끌을 업신여길 줄도 모르며
또 황금을 동경할 줄도 모릅니다

아이를 가슴에 끌어안고 축복을 내리소서

아이는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참으로 갈림길이 많은 
이 땅으로 온 것이랍니다

그 많은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어떻게 당신을 찾아냈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당신의 문을 찾아가
당신의 손을 잡고 제 갈길을 물어보려 했는지 
나는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아이는 당신을 따라 가겠지요
웃으며 이야기하며
마음속엔 한 점의 의심도 없이ㅡ

아이의 믿음을 지켜 주시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사
축복을 내리소서

아이의 머리 위에
당신의 손을 얹어 기도해 주소서
비록 이 세상의 거친 물결이
아이의 가는 길을 거세게 위협할지라도
하늘의 숨결은 아이의 돛에 바람을 실어
이 아이를 평화의 항구로 불어 보내 주소서

당신이 바쁜 가운데서도
이 아이를 잊어버리지 말고
당신의 마음속에 불러
축복을 내리소서

 

 

김기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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