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도급 판결 나자 집단해고 ...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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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도급 판결 나자 집단해고 ...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들
  • 김경래
  • 승인 2016.05.3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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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광화문 월요시국기도회: 김경래 동양시멘트 노동자 발언

안녕하십니까. 삼척에서 싸우고 서울에서도 싸우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동조합 동양시멘트지부 수석부지부장 김경태입니다. 안녕하세요.

맨날 ‘투쟁, 투쟁’ 하다가 ‘안녕하세요’ 하니까 제가 좀 어색한 것 같습니다. 저희 동양시멘트 지부는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시멘트 공장입니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있었던 60년 넘은 회사입니다. 지금은 삼표 동양시멘트라고 합니다.

저희들은 세월호 사건 한 달 뒤인 2014년도 5월 17일 민주노조 깃발을 세우고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든 이유는, 동양시멘트는 1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 중 절반 넘게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죠. 차별에 맞서 저희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것입니다. 길게는 30년 짧게는 2년 동안 일한 광산에서 석회석 광산에서 일한 노동자들입니다. 석회석 광산에서 채굴, 발파, 운송업을 하는 그런 작업들을 합니다. 장비는 지금 굴삭기라고 합니다. 동양 굴삭기 덤프 80톤을 비롯하여100톤이 넘는 큰 장비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정규직과 똑같이 일을 한 겁니다. 같은 차를 가지고 어떤 차별을 받았냐? 임금이죠. 절반도 안됐습니다. 저희들이 알기로는 40~30%까지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저희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했습니다.

저희는 잘 몰랐기 때문에, 이건 불법파견이다, 위장도급이다, 태백지청에다가 저희들이 이게 어떤 건지 소송을 제기했고 2015년 2월 13일 판결이 나왔습니다. 저희는 입사와 동시에 전 노동자가 정규직이라고 판결이 났습니다. 우리는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 2월 23일 그런 판결이 나고 2월 28일 101명의 노동자들이 다 해고됐습니다.그리고 그 해고도 불법해고라고 2015년 6월에 춘천지방노동위에서 판결 받았습니다.

그러면 저희들은 들어가야 하는데 아직까지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노위(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저희들의 해고가 부당해고이고, 그 해고를 한 것도 부당해고 한 것 이라고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저희는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판정 해준 것 입니다. 왜 못 들어갈까요.

저희들은 너무 순진하게 일만 했습니다. 열심히 하면 정규직이 될 줄 알았고, 열심히 근면하면 월급이 오를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믿고 왔는데 가면 갈수록 월급이 떨어지는 것 입니다. 많이 받는 사람 월급을 깎아서 작게 받는 사람 주고, 그렇게 한 겁니다. 정규직 작업복 두벌 나올 때 저희 하청 노동자들은 한 벌 나옵니다. 그건 차별입니다. 정규직 노동자들 다 학자금 나옵니다. 저희들 하청 노동자들은 학자금이 없습니다. 같이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하청 너희들 우리 밥 먹고 나면 먹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이 쉬고 똑같이 일을 해야 합니다.그런데 차별 받았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든 것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저희들은 84명의 노동조합원으로 시작해서 이제 23명의 노동자가 남았습니다. 다시 들어간 노동자들, 그리고 일부는 힘들어서 다른 길을 찾아 갔습니다.

세월호를 보면서 어떤 동지가 그러더라고요. “동양노조 동지들이 세월호다!”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때는 무슨 얘기인지 몰랐습니다. 저희들이 2년 가까이 싸우면서 서서히 알 것 같습니다.

진짜 힘듭니다. 왜, 자본은 저희들이 정규직 시켜달라는 것이, 대화 하자는 것이, 사무실로 가고 찾아가고 하는 것을 다 불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압류로, 통장과 집 등으로 조이고 있는 겁니다. 저희들이 요구하는 것은 그냥 정부의 판정대로 하라고 하는 건데, 하지 않고 있는 자본과 정권이 참 나쁜 것 같습니다. 여기 지금 큰 건물이 있습니다. 저희 삼척은 뒤쪽은 산이고 앞쪽은 바다입니다. 저희들이 너무 답답함을 느낍니다. 말로 표현 할 수없는 그런 것들이 가슴에,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동지들은 힘들어 하고 정부 판정대로 해달라고 소리치면 경찰과 자본은 저희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배워가는 것이 있습니다. 연대하고 어디서든 굴하지 않고 간다면 반드시 승리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척에는 또 하나 투쟁하는 곳이 있습니다. 핵발전소 입니다. 저희들 핵발전소 반대투쟁 할 때 저희 노동자들은 신경도 안 썼습니다. 그건 국가에서 하니까, 그런데 이렇게 투쟁하면서 이게 인간이 사는 것이 아니구나... 인간 중심이 되고 인간이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되는데, 돈이 전부인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이 정부, 이 사회가 잘못 됐구나, 그런 걸 느끼고 지금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미사가 그냥 성당에서만 그냥 건물에서만 이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서울에 올라와보니까, 종교인들이 진짜 실천하고 있구나,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노동자들도 실천해야 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그래야 지만 세상이 바뀐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할 것입니다.

미대사관 뒤 삼표 앞에서의 서울 투쟁이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해고도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진짜 힘듭니다. 그렇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우리 진실을 찾아가며 가만히 있지 않고, 우리가 행동한다면 분명히 승리는 우리의 것이 될 것 입니다. 고맙습니다.

김경래
동양시멘트지부 수석부지부장

<출처/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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