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부버 "너를 통해 진정한 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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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부버 "너를 통해 진정한 나가 된다"
  • 방진선
  • 승인 2019.06.1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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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부버 선종 54주년

“나와 너(Ich und Du)”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 선생님(Martin Buber 1878년 2월 8일-1965년 6월 13일.) 선종 54주년!

평생 "대화의 삶(a life of dialogue)"을 옹호하고 "모든 참된 삶은 만남에 있다(all real living is meeting)"고 가르친 대화의 철학자. 평생 자신의 방에 예수상을 걸어 놓고 독일 그리스도인과 유대인의 공생을 추구한 하시딤(이스라엘 경건주의자)!

세 살때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선생, 유대교로 개종하여 선생의 오랜 상흔을 보듬은 가톨릭 신자 부인 파울라 여사(Paula Winkler,1877-1958)의 사랑을 통해 실현된 타자 포용의 대화 사상!

유대인을 테러하는 아랍 테러리스트에 대한 사형 선고를 반대하는 인권 연맹에 동참하고,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로서 이스라엘 초대 수상 벤구리온과 대립한 반체제 인사(Dissent)!

“나와 너(Ich und Du,1923년)” - 대화의 사상

"부버의 사상이란 어쩌면 간단하다. 요컨대 남이나 세상을 물건 취급하여 ‘그것’이라 하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대하며 ‘너’라고 여기자는 것이다. 세상을 ‘나와 그것’이 아닌 ‘나와 너’의 관계로 만들자는 것이다. 즉 서로 떨어진 이기적인 인간들이 대화하고 이해하며 진실한 관계 속에 살자,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진실한 삶의 길을 나누자는 것이다. …… ‘말의 위기는 신뢰의 위기와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부버의 지적도 이러한 대화 유토피아에 근거한다. 언어가 지닌 참된 의미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상대가 내 말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기대할 때뿐이다. 이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참된 대화에서 각자는 상대와 반대 입장에 설지라도 상대를 ‘함께 사는 인간’으로 마음으로 긍정하며 승인할 수 있는 것이다. 대립을 없앨 수는 없어도 참된 대화를 통하여 그 대립을 중재할 수 있다." (박홍규,<마르틴 부버 : ‘나와 너’의 참된 만남을 통한 대화 유토피아를 꿈꾸다>2012년)

부버 선생님이 가르치는 인간 세계의 두 가지의 다른 공동체!
'나-너'의 근원어에 바탕을 둔, 참다운 대화(Dialogue)가 이루어지는 인격 공동체!
‘나-그것'의 근원어에 바탕을 둔, 오직 독백(Monologue)만이 이루어지는 집단적 사회, 즉 다른 사람을 자기의 욕망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 곧 '그것'으로밖에는 보지 않는 비인격 공동체!
하느님와 나의 만남,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삼라만상과의 만남은 어떠한가 !

우리는 어느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그 공동체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고는 있는건가?
그 공동체에 길들여져 물음조차 잊어버린 것은 아닌건가 ?

“빠름은 무조건 선이고, 느림은 악이 되는 시대. 일회용 감각, 일회용 이미지, 일회용 관계들만 넘쳐나는 이 세상은 더는 지난 시간을 향해 고개를 돌리려 하지도, 기억하려 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저마다의 생애조차도 일회용이기를 꿈꾸고 있는 건 아닌가."(임철우, <이별하는 골짜기>314쪽, 2010년)

'악마의 똥(성 바실리오)'인 맘몬(돈)을 향해 팔꿈치로 서로를, 특히 약한 이를 밀쳐내고 뜯어먹는 정글 사회, 막말의 쓰레기가 쌓여가는 몰염치 사회, 자기 편끼리의 끈적이는 관계에 몰입하는 몰인정 사회, 가족의 핵이 폭발하여 허물어지는 무정 사회에서 '나-너'의 참된 만남과 대화는 있기는 한건가?

남과 북, 한민족의 당연한 만남과 북한과 미국의 위태로운 만남은 언제 어느 때 평화를 실현할 것인가! 우리 민족의 인격 공동체는 언제 어느 때 실현될 것인가 !

부버 선생의 말씀을 골라 새기며 가까운 주변의 미시적 관계부터 <나와 너의 참된 만남>을 챙겨봅니다.

"사람은 '너'를 통하여 진정한 '나'가 됩니다."

"인생을 살아나가며 나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열린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열린 마음은 사람에게 가장 귀중한 재산입니다."

“모든 충돌은 내가 뜻하는 바를 말하지 않고, 말하는 바를 행하지 않는 데서 비롯됩니다”

"시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영광스런 노경(老境)도 가능합니다."

"우리는 권력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세상을 괴롭히는 충동을 피할 수 없으므로, 언어의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고 모순 앞에서 강해지고 강렬하게 사랑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믿음이나, 담론이나, 변론이 아니라 우리를 통해 드러나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속고 싶어합니다.(Mundus vult decipi)"
 

방진선 토마스 모어
남양주 수동성당 노(老)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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