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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마세요, 이번 크리스마스엔


오지 마세요, 이번 크리스마스엔.
당신을 기다리지 않아요, 이번 크리스마스엔.
오신다한들 만날 짬도 틈도 없어요, 이번 크리스마스엔.
2018년 12월 지금은 대림절이 아녜요.
2018년 12월 크리스마스는 없고 
저희는 사순절을 지내고 있어요. 
그냥 이 아이를 돌봐주세요.
성당 제대 밑에 마련해 둔 구유에 오실 필요도 없어요.
그건 그냥 늘 하던대로 하는 거고요,
저희는 그곳에 없을 거예요.
지금은 광장으로 가야해요.
정 오시려거든 태안으로 오세요.
석탄구덩이, 컨베이어벨트로 오세요.
두렵고 무섭고 외로웠던 그이한테 가세요.
오지 마세요, 이번 크리스마스엔
성당에도 예배당에도 가실 필요 없어요.
그곳에서 찬양노래 듣고 싶거든
저희를 버리시고요, 
저희가 당신을 버릴 수도 있고요.
세례명이 부끄러운 오늘입니다.
당분간 그리스도인, 이런 말 쓰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오지 마세요. 이번 크리스마스엔.
그냥 그이를 지켜주세요. 
그냥 그이 옆에 계셔도 좋아요.
그냥 그냥 그냥............ 그이만 생각하세요.
저희도 그이가 당신이라 여기고, 
당신이 컨베이어벨트에서 잘려나갔다 생각하고
당신의 생일잔치 걷어치우고
당신의 장례식을 치를 생각입니다.

-2018.12.14 한상봉
 

한상봉 이시도로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가톨릭일꾼> 편집장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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