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트럭,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상태바
돼지 트럭,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 신진철
  • 승인 2026.10.05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진철의 생활하는 시
사진출처=pixabay.com
사진출처=pixabay.com

돼지 트럭

-신진철

 

마지막 길인 줄 모르고
안갯속 아침길을
구비구비 좁다란 산길 따라
트럭에 실려가는 돼지떼

몇 달이나 살았을까
세 달, 혹은 네 달
짧기만한 한 삶 살고
죽으러 가는 길
먹히러 가는 길

나름대로 희노애락이 있었겠지만
어미에게 사랑이나 제대로 받아 보았을까
자식 기르는 재미는 물론 알 리 없을테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선 길이
안갯길일 줄이야
구불구불 비탈길을
수산면에서 청풍 거쳐 금성면 지나
이리 쏠리고 저리 몰리면서
돼지들 간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온 몸을 토막내어
굽고 삶아댈 그 어느 곳을 향해
한없이 꿀꿀꿀 울어대면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