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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를 가톨릭대학은 어떻게 맞이하고 있나?

[김유철의 Heaven's door]

한국기독교장로회 한신대학교

한신대학교에 지난 2017년 11월 취임한 연규홍 총장은 ‘통일시대 한신’을 선언했다. 한신대는 총장 선출 과정을 두고 숱한 진통을 겪었다. 연 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을 창조적 산통과정이라고 해석했는데, 개교 77년 만에 총장 선출 방식의 변경을 가져왔으며, 학교와 교수·직원·학생 등 4자 협의회가 정한 절차에 따른 총장 신임 평가 등에도 합의했다.

연 총장은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사말을 통해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통일시대 최고의 대학”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통일지상주의자는 아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이 땅의 평화, 생명과 정의와 사랑이 들어 있는 평화를 구현하는 대학, 통일을 여는 대학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1940년 조선신학교로 개교한 한신대의 역사는 한국 현대사와도 맞닿아 있다. 3·4대 학장을 지낸 장공 김재준 목사, 강원용 목사, 민중신학자 안병무 박사,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문익환·문동환 목사, 그리고 한신대를 거친 장준하 선생과 이우정 선생 등은 항일독립운동과 60~70년대 인권 민주화운동사에 굵은 족적을 남긴 ‘한신의 인물’이다.(2017.11.29. 한겨레 참조)

 

사진출처=밥 매거진

가톨릭대학교의 사정은 어떠한가?

알다시피 현재의 한국천주교회 안에는 전국 7개 가톨릭대학교가 있다. 그중 서울, 인천, 대구, 부산은 종합대학교 형태이고 광주, 수원, 대전은 사제 양성을 위한 신학대학만을 운영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의 형태나 신학대학의 산재 등에 대한 문제는 오늘 여기서 논할 주제는 아니기에 다른 기회에 말하기로 해두고 7개 가톨릭대학교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총장 인사말과 취임사, 대학이념 등을 통해 그들의 지향점을 갈음하고자 한다.

서울교구의 가톨릭대학교 총장은 “나를 찾는 대학, 기쁨과 희망이 있는 대학”을 인사말의 제목으로 삼았다. 아울러 건학이념으로서 ‘인간 존중의 대학’ 및 비전으로서 ‘인간중심의 교육과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밝혔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총장 인사말은 학교이념인 “그리스도교 생명문화 창출”을 말했다. 대학 비전은 ‘전인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은 취임사에서 '대학다운 대학'을 위해 다섯 가지 실천 과제를 정했다 “첫째로 학문에 대한 역사적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에 충실하겠습니다. 둘째, 시대의 흐름과 미래의 변화를 읽어내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학교 구성원인 학생, 교수, 직원의 발전과 성숙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할 계획입니다. 넷째, 교육기관으로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새로운 교육방법을 연구하겠습니다. 다섯째, 학생이 지식의 소비자가 아니라 지식의 생산자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은 취임사에서 ”저희 대학은 끊임없이 지역사회를 위해서 연구하고 행동할 것이며,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아울러 저희 대학의 교육목표인 ‘진리, 사랑, 봉사’의 가치를 만나는 모든 학생들이 어느 곳에서나 그 가치를 실현하여 세상의 공동선에 기여하는 존재적 삶을 지향하도록 애쓸 것을 다짐합니다.”라고 했다.

위에 말한 종합대학교 형태와 달리 신학생 양성이 목적인 학교들도 있다. 수원대학교는 총장 인사말에서 “참 인간을 길러내는 인성교육, 참 교사를 육성하는 지성교육, 참 신앙인을 길러내는 영성교육, 참 목자를 양성하는 사목교육”을 말했다. 수원의 교육이념은 ‘진리참구, 복음선포, 사랑실천, 인류구원’이다.

대전가톨릭대학교는 총장의 인사말은 없고 “진리를 사랑하고 참으로 인간을 존중할 줄 아는 건전한 젊은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고 대학비전으로 삼고 있다.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은 인사말에서 “신학생들이 교수 신부들의 모범을 본받고 따르면서 영성적으로 학문적으로 '양 냄새 나는 삶'을 살면서 '양 냄새 나는 신학생'으로 양성되고 성장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순자가 말하는 권학(勸學)

성악설로 많이 알려진 순자(荀子)가 지닌 교육에 대한 생각을 압축한 ‘청취지어람(靑取止於藍) 청어람(靑於藍) 빙수위지(氷水爲之) 한어수(寒於水)’라는 말이 있다. 즉, 청은 쪽으로부터 취한 것이지만 쪽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이 얼어서 된 것이지만 물보다 더 차다는 말이다. 통상 배우는 사람이 교육을 통하여 훨씬 더 뛰어날 수 있다고 새긴다.

과연 우리의 교육과 교육 이후 현실이 그러한가? 가톨릭대학교에서 배출되는 수많은 학생들이 교수를 능가하고 교육이념을 넘어선 그런 인재들로 사회전반에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위에서 거론한 7개의 가톨릭대학교 외에도 예수회가 운영하고 있는 서강대학교를 비롯하여 교회가 운영하는 몇 개의 대학교가 더 있다. 좋은 재단과 좋은 교수진에게서 좋은 교육을 받을지라도 그 ‘좋음’이 우리시대에, 특별히 평화를 전제로 한 통일시대를 앞에 두고 어떤 쓸모가 있을 것인지 진단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가톨릭대학에서 일반학과라고 불리는 전공자들과 신학대학에서 사제로서 양성된 자들이 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우리는 객관적인 눈으로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 교육이념이나 비전은 홈페이지 장식용이거나 교정의 동상으로 형해화 된 것은 아닐까?

 

사진출처=pixabay.com

직업이 아니라 그릇을 키우는 대학교육이길

성공회 사제로서 성공회대학교 총장을 지낸 연후 국회의원과 통일원장관, 그리고 현재 경기도 교육감을 하고 있는 이재정씨는 좋은 예 중의 하나이다. 어떤 관직을 거쳤거나,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종교직업인으로서 출발하여 입법, 행정직을 거치고 선출직 교육감을 하면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쪽보다 더 푸르고, 물보다 더 찬” 인물이 된 것이다.

교육은 인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세상은 결국 인물이 이끌어나간다. 하얀 백지에 점을 하나 찍으면 방향이 설정된다. 가톨릭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수많은 신학생을 비롯한 모든 학생들에게 평화시대, 통일시대를 맞아 가톨릭대학다운 아름다운 점이 하나 찍히기를 기대한다.

신영복 선생이 언젠가 서울대학교 입학식에서 한 말이다. “대학시절에 그릇을 키우는 공부를 해야 한다. 당장 소용되는 것들로 그릇을 채우려 하기보다 더디지만 느긋한 걸음걸이로 냉철한 이성의 머리와 뜨거운 감성의 가슴을 좀 더 멀리, 좀 더 넓게 열어 가야 한다.”

김유철 스테파노
시인. 한국작가회의. 
<삶 예술 연구소> 대표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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