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 프란치스코] 혼자 기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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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시 프란치스코] 혼자 기도하기
  • 월리암 J. 쇼트
  • 승인 2017.11.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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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즐거움-16

프란치스코와 형제들은 우리가 '개인기도'라고 하는 기도 시간을 가졌다(아마 복음에 나오는 ‘골방기도’라고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는 밤에 홀로 자주 기도했다고 한다. 자러 갈 때에는 시끄럽게 하고 나중에 다른 형제들을 깨우지 않고 조용히 일어나 기도하곤 했다. (물론 어떤 형제는 이런 몸짓에 속지 않고 프란치스코를 관찰했을 것이다.)

혼자 기도할 때 프란치스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때때로 그는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자신 안에 파묻혀 묵상했을 것이다. 또 다른 때에는 주님께 크게 말했을 것이다. 때때로 소리내고, 한숨짓고 울기도 하고 가슴을 쳤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매우 깊고 진한 경험이었을 것 같다.

동료들은 프란치스코의 외양이 변한 것 같다고 느낀다. 기도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마치도 ‘빛나고’ 혹은 ‘녹아드는’ 모습이다. 그는 이런 만남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하느님의 ‘손길’에 닿았다. 당황스럽게도 이런 하느님의 ‘손길’은 그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에도 일어났다. 그럴 때에 프란치스코는 아를 ‘감추기 위하여’ 외투로 둘러싸거나 소매로 얼굴을 가린다. 그리하여 ‘하느님께 사로잡힐 때에’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한다.

 

Vision of Saint Francis of Assisi / Visión de San Francisco de Asís // 1888 // Luis Menéndez Pidal

고독의 절기

레오 형제에 의하면, 프란치스코는 1224년 라 베르나산에서 성미카엘의 ‘사순’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사순시기는 매년 연례적으로 지내는 특별한 때라서 단식, 기도, 고독으로 지낸다. 매년 다섯 번의 사순시기가 있다.

첫 번째는 가장 중요한 사순으로, ‘위대한 사순절기’라고 부르며, 봄에 부활 이전 40일 동안 기도하고 단식한다. 이어 성탄을 준비하는 늦가을 사순은 11월 1일 모든 성인의 날 이후에 시작된다. 이 두 사순은 모든 형제들이 다 지켜야 한다. 또한 겨울 사순이 있는데, 반드시 모두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1월 6일 주님공현축일부터 봄의 재의 수요일이 시작되기 전까지이다. 프란치스코는 여름사순을 지키는데, 이는 6월 29일 베드로 바오로 축일부터 8월 15일 성모 몽소승천축일까지이다. 마지막으로, 성 미카엘의 사순은 8월 15일 이후에 시작해서 9월 29일 대 천사축일에 끝난다.

프란치스코는 아마도 매해 세 번에서 다섯 번까지 매 40일간의 사순 시기를 보냈을 것 같다. 이것은 한해 넉 달에서 일곱 달 정도를 고독 속에서 보통 한 형제와 함께 고립되어 관상적 삶을 살고, 자주 암자에서 지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자의 고독의 삶은 초기 프란치스코회의 영적 실습에 한 특징으로 자리 잡는다.

암자와 관상적 삶

초기 프란치스코회의 암자들은 프란치스코 당대에 생겨난 관상적 삶의 형태에 대한 새로운 관심의 부흥을 보여주는 많은 표현들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회심 초기에 프란치스코는 은둔자가 입는 전형적인 옷을 입고, 고독한 자리를 찾아 기도하고, 나환자들을 돌보고, 무너진 교회를 재건하는 평신도 참회자로 살았다.

그러나 그는 또한 수도 전통에 관해 알기 위하여 많은 기회를 가졌다. 고독을 추구하며 그는 옛 수도승들이 살았던 동굴도 찾아보고, 가까운 산 위에 있는 대 베네딕토 수도원에도 가 봤을 것이다. 또한 로마를 방문했을 때 그를 지지 해주었던 세인트 폴의 죤 추기경은 트라피스트 수도승인데, 트라피스트 전통이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에 영향을 준 바도 꽤 주목할 만 하다.

프란치스코는 4세기 에집트의 사막교부들의 모범에 영감을 받아 관상 혹은 은둔 생활의 쇄신을 주장하는 수도회와 평신도 쇄신운동과도 친분을 가졌다. 그러나 그는 기존의 이런 지향을 가진 그룹들에 합류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는 언제나 복음에서 읽는 삶을 향하여 돌아서면서, 은둔의 삶과 기쁜 소식을 전하러 돌아다니는 삶을 총합하려고 시도했다.

 

월리암 J. 쇼트

[원출처] <가난과 즐거움-프란치스코회의 전통>, 월리암 J. 쇼트(프란치스코회)
[출처] <참사람되어> 200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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