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나의 불행조차, 모든 것이 은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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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나의 불행조차, 모든 것이 은총이다
  • 헨리 나웬
  • 승인 2017.11.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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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com

“우리는 모든 좋은 것들에 대하여 실제로 감사한다. 그러나 고통스러운 순간들은 그냥 받아들이거나 잊어버리려고 애쓸 따름이다.”

이 말들이 표현하고 있는 태도는 우리들이 자주 과거를 감사하며 기억해야 할 좋은 것들과 받아들이거나 잊어야 할 고통스러운 것들로 분리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러나 우리가 일단 이런 분리를 하게 되면, 나쁜 기억들보다 좋은 기억들을 더 모으고 싶어하며, 회한을 느껴야 하는 것들보다 감사해야 할 것들을 더 모으게 되고, 불평해야 할 것들보다 기념해야 할 것들을 더 모으는 사고 방식을 재빨리 발달시키게 된다.

그러나 이런 사고방식은 얼핏보면 무척 자연스러운 것 같지만, 우리가 전체 과거를 그것으로부터 미래를 살아가야 할 원천으로 여기는 것을 방해한다. 복음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런 감사함이 아닐까?

감사는 단순히 어떤 감정이나 뻔한 태도가 아니다. 감사는 나의 전 과거가 하느님이 지금 이 순간까지 나를 이끌어주신 구체적인 방식이며 미래로 보내고 있는 길이라고 끊임없이 다시 인정하는 어려운 훈련이며 단련이다.

감사는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고통스러운 순간들­ 거부와 유기의 경험들, 상실과 실패의 느낌들­을 직면하도록 그리고 점차 그 순간들 속에서 나의 마음을 더 깊은 사랑, 더 강한 희망 그리고 더 넓은 신앙으로 정화시키는 하느님의 가지치는 손길을 발견하도록 도전하기 때문이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비록 그들이 포도나무의 가지들처럼 당신에게 가까이 붙어 있어도 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가지를 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신다(요한 15,1-5). 가지를 쳐낸다는 것은 자르고, 모양을 가다듬고, 생기를 죽이는 것들을 치워버리는 것이다.

감사하는 사람들은 삶의 고통까지 기념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추수 때가 되어 열매를 보고 가지 치는 것이 벌이 아니라 정화라는 것을 알게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나는 점점 감사의 요청이 우리에게 “모든 것이 은총”이라고 말하도록 요구하는 것임을 배워가고 있다. 과거에 대한 감사가 부분적일 때, 새로운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은 결코 채워질 수가 없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을 섬기는 새로운 과제에 참으로 준비가 되어 있다면, 새로운 부르심의 전망에 참으로 기쁠 수 있다면, 새로운 사명에 파견되는 것을 참으로 자유롭게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전체 과거는 광대한 회심의 마음속에 모아져서 미래를 향해 우리를 이끌어가는 에너지의 원천이 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은총이다”」에서

[원출처] <Henri Nouwen>(Robert A. Jonas, Orbis, 1998)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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