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 낯선 분] 예수는 하느님 아들인가?
상태바
[예수, 그 낯선 분] 예수는 하느님 아들인가?
  • 송창현 신부
  • 승인 2017.10.10 0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느님의 아들” 논쟁 - 1
Ecce Homo by Antonio Ciseri

제2성전 유다이즘과 역사적 예수 당시에 “하느님의 아들”은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을까? 이 문제를 살펴보기 위하여 우리는 요한 10,22-39의 본문에서 제기되는 “하느님의 아들” 논쟁에서 출발하여 성전 봉헌 축제의 역사적 기원과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와의 관련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요한 10,22-39의 본문은 성전 봉헌 축제 때 예수와 유다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하느님의 아들”에 관한 논쟁 이야기이다. 요한 복음서는 공관 복음서들(마태 26,59-66//마르 14,55-64//루카 22,66-71)과는 달리 최고 의회에서 열린 예수 재판을 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재판의 중요한 요소들인 예수의 정체에 관한 문제를 요한 10,22-39의 논쟁 안에서 열거한다.

이 논쟁과 공관 복음서들의 최고 의회 재판 이야기를 비교하면 다음의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마태오와 마르코와는 달리 루카와 요한은 "예수가 메시아인가?"라는 질문과 "하느님의 아들인가?"라는 질문을 구별한다. 곧 마태 26,63의 “살아 계신 하느님 앞에서 맹세를 하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인지 밝히시오.”와 마르 14,61의 “당신이 찬양받으실 분의 아들 메시아요?”에서는 하느님의 아들과 메시아로서의 정체성이 함께 언급된다. 그런데 루카 복음서에서는 “당신이 메시아라면 그렇다고 우리에게 말하시오.”(루카 22,67)와 “그렇다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말이오?”(루카 22,70)의 질문이 구별된다. 따라서 우리는 요한 복음서의 논쟁 본문은 루카 복음서의 최고 의회 재판 전승과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요한의 본문에 의하면, 10,30에서 예수가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다.”라고 말하자 유다인들은 그를 신성모독으로 비난하며 돌로 치려 한다. 그들에 의하면 예수는 한갓 사람이면서 자신을 하느님으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유다인들은 그것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예수는 시편 82,6(“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며 모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다.”)을 인용하면서 자신을 변호한다. 이 시편에 따르면, 재판관들은 “신들”이라 불려진다.

그리고 요한 10,36에서 예수는 자신이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라 했다는 유다인들의 말을 전한다.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내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다 해서, ‘당신은 하느님을 모독하고 있소.’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여기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사람이 자신을 하느님으로 내세운다.”라는 유다인들의 주장을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로 자처하다.”라는 말로 표현한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성전 봉헌 축제 때의 논쟁에서 유다인들과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에 대해 서로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유다인들은 왜 예수를 신성모독으로 비난하고 있는가? 유다인들과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사람이 자신을 하느님으로 내세운다.”라는 것이 “하느님의 아들로 자처하다.”라는 말과 어떻게 동일시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요한 10,22-39 본문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성전 봉헌 축제의 기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죽은 뒤 팔레스티나는 기원전 320-200년 사이에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지배를 받고, 기원전 200-164년 사이에는 셀레우코스 왕조의 지배를 받았다. 이 시대에는 유다이즘과 헬레니즘 사이에 다양한 문화적 충돌이 일어났다. 이 충돌과 갈등은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Antiochus IV Epiphanes)의 통치 시기인 기원전 175년-164년 사이에 연속적으로 발생한 사건들에서 잘 드러난다.

셀레우코스의 임금 안티오코스 4세의 박해에 대항해서 마타티아스와 그의 아들들이 봉기를 일으켰는데 이것이 마카베오 항쟁이다. 이와 같이 헬레니즘에 적극 저항한 이들은 마카베오 항쟁의 주동자들과 지지자들인데, 이들은 폭력적 저항을 선택하였다. 1마카 2,42에 따르면 이들은 이스라엘의 용맹한 전사들과 율법에 헌신하는 하시드인들이었다. 하시드인은 마타티아스의 지휘 아래에 모인 다양한 그룹들 가운데 하나로서 율법의 이름으로 헬레니즘에 반대하였고, 안티오코스 4세에 저항하였다.

 

송창현(미카엘)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