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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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살아가기
  • 헨리 나웬
  • 승인 2017.07.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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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com

우리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진실을 확신할 때마다 우리의 삶은 넓어지고 깊어진다. 사랑받는 존재로서 우리의 삶은 우리의 탄생과 죽음 그 테두리를 훨씬 넘어선다. 출생할 때에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죽을 때에 사랑받는 존재가 되기를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사랑받음은 영원한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말씀한다: “나는 너를 영원히 계속되는 사랑으로 사랑한다.” 이 사랑은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우리를 사랑하기 전부터 있었고, 우리의 친구들이 우리를 사랑한 훨씬 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것은 거룩한 사랑이며,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이고 영원한 사랑이다.

우리의 참다운 정체성이 바로 이 무조건적이며 제한이 없고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에 뿌리박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우리 식의 “시계에 의한 시간”에 희생되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시계에 의한 시간은 우리가 이 세계에서 가지고 있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초, 분, 시간, 하루, 주간, 달 그리고 햇수에 따라 측량될 수 있다. 우리의 시계-시간은 강박관념이 될 수 있는데, 특히 우리의 모든 존재가 우리가 깨어있든 잠자든 똑딱거리는 시계와 연결되어 있을 때에는 더 그렇다.

나는 항상 나의 시계-시간에 민감한 반응을 해왔다. 나는 자신에게 묻곤했다: “내가 아직도 살아온 만큼 살 수 있을까?” 30살 때에 나는 말했다: “난 앞으로 30년을 거뜬히 살 수 있다!” 40살일 때 나는 곰곰히 생각하면서 “아마도 이제 겨우 반쯤 살았을 꺼야!”라고 했다.

오늘날 나는 더 이상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지금 묻는 질문은 이렇다: “나에게 남은 수 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시계-시간에 대한 이 모든 걱정들은 밑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이런 걱정들은 우리의 일대기가 우리가 살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선입견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위로부터, 하느님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시계-시간은 하느님의 무기한의 포옹 속에 자리잡고 있다.

위에서 보면, 지상에서 보내는 우리의 시간은 단순히 기간으로서의 시간이 아니라(chrons) 은총의 때(kairos)이다. 이 말도 그리스어에서 시간을 뜻하는데­, 하느님께서 영원으로부터 영원으로 우리에게 주는 사랑을 받는 때이다.

­「지금 여기」에서


*이 글은 1998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 올비스에서 출판된 <Henri Nouwen>(Robert A. Jonas 구성)을 부분적으로 옮긴 것입니다. [번역문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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