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단진복] 강도라도 달을 훔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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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단진복] 강도라도 달을 훔칠 수 없다
  • 짐 포레스트
  • 승인 2017.07.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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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복의 사다리-13]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땅을 지금 소유하고자 한다면, 유의하라. 당신이 온유하다면 땅을 소유할 것이다. 그러나 무정하다면, 땅이 당신을 소유할 것이다."(성 어거스틴)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것처럼 취급되지만, 사실 모든 것들을 소유합니다."(바오로 사도, 2코린 6,8-10)

사진출처=pixabay.com

그리스도는 모든 의로운 사람에게 그들이 갈망하는 것을 채워주시리라 약속하신다. ­슬퍼하는 이들에게는 위로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는 만족­을 약속한다. 온유한 이들은 그들의 다리를 쉴 수 있는 자리가 약속된다.

이 진복은 이미 유대인들에게는 익숙한 것이었다. 그들은 시편 37장에서 그것을 알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라, 악인은 망할 것이다.
아무리 그 있던 자리를 찾아도 그는 이미 없으리라.
온유한 사람들은 땅을 차지하고
태평세월을 누리리라."

약속은 시편 전체에 메아리치고 있다.

상속이란 법적 개념에서 이해될 때 어떤 사람이 죽은 후 살아있는 이들에게 재산이 분배되는 것과 관련되지만, 성서적 배경에서 보면 하느님이 약속한 모든 것을 받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하느님이 약속하는 것은 하느님의 약속들의 상속자들, 출생이 아니라 선택, 사랑 그리고 순종(더 깊은 의미는 “듣는 것”)에 의해 상속자들가 되는 이들에게 돌아간다.

온유한 사람들이 이 세상 재화를 매우 적게 소유하는 것을 보는 것은 쉽다. 실상 소수의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적게 소유한다. 그러나 모든 소유권 증서들을 일소해버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또다른 방식이 있다. 그것은 일본시인인 이싸가 다음과 같은 시조에서 제시한 태도이다. 이싸 자신은 교회의 쥐처럼 극도로 가난했다:

도둑은 그것을 뒤에 남겼다
창가에 달을

강도는 당신 집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고 집을 다 태워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강도는 달을 훔칠 수 없다. 또한 당신의 정직함, 고상함 혹은 사랑할 역량을 훔칠 수 없다. 도둑은 당신으로부터 당신의 신앙을 빼앗을 수 없으며 당신을 자기처럼 만들 수 없다.

어떤 러시아의 온유한 사람들은 소유물에 대한 태도에 있어 이싸와 많이 닮았다. 주머니가 없는 순례자의 옷을 걸치고, 그들은 다른 이들이 주는 빵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으며 세계에서 가장 권력이 없는 사람들로서 그들은 자신들이 끝도 없는 ­길과 숲, 교회와 수도원, 순례장소­의 소유자들이며, 많은 다양한 사람들은 그들을 하느님의 사자로 맞아들이는 축복을 받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초창기 수도원 운동의 증인들도 있다. 이들은 사막에서 살기 위하여, 아무도 원하지 않고 피를 흘리기 원하지 않는 곳에서 살기 위하여 공식적으로 그리스도교화 된 세상을 벗어난 사람들이다.

온유한 사람들은 무엇을 갈망하는가? 내 친구이며 여섯 아이의 어머니인 르네 지츠로프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들을 살아가는 작은 땅자락”이라고 제안한다.

“작은 땅 한 자락, 그곳에서 그들의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고 채소, 약초와 꽃들을 기르며 거룩한 삶을 영유하고 그들의 아이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곳. 이것을 위하여 그들은 땅이 필요하고 하느님은 그것을 허락한다. 그것은 아담과 이브가 받았던 똑같은 선물이나, 그들이 에덴 동산에서 쫓겨났을 때 사탄에게 잃어버렸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오면서 땅은 다시 한 번 온유한 사람들에게 주어졌으며 그들은 그곳에서 에덴을 다시 만들 것이다.”

“삶은 너무나 절실하게 육체에 관한 것이다!”라고 이 사순절기에 단식을 하면서 내 아내는 깨달았다. 그리스도는 구름이나 무지개에 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땅에 대해 말한다. 그리스도교는 그 모체인 유대교처럼, 물질적인 것들을 진지하게 대한다.

그리스도가 약속하는 왕국은 이 세상과 상관없이 편안한 날개 달린 존재들의 천상의 낙원이 아니라, 사람들이 죽음으로부터 그들의 육체와 영혼이 들어올려지는 것이며, 그것은 우리들의 본래 모습이지만 아직껏 변화되어야 할 모습이다. 복음은 그러한 변화가 무엇인지 그저 흘낏 보여줄 뿐이다. 우리에게도 그 변화는 혼인잔치의 모습으로 주어진다­그러나 그러한 일별 중의 하나는 온유한 이들에게 땅을 약속하는 바로 이 진복이다.

“온유한 사람은 모든 것을 잃는다고 생각된다”고 4세기 교회의 교부인 성 요한 크리소스톰이 관찰한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그 반대를 약속한다. ‘아니다, 경솔하지도 않고 잘난 척 하지도 않는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그의 재화를 안전하게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온유한 사람들이다. 오히려 자신을 억누를 수 없는 사람이 자주 가진 모든 것을 심지어 자신의 생명까지 잃게 될 것이다.’ ”


[출처] 짐 포레스트(Jim Forest)가 쓴 <진복의 사다리>(The Ladder of the Beatitudes, Orbis, 1999)(<참사람되어> 2002년 10월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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